나눔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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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를 잔치 되게, 그것도 더욱 풍성하게 하려면 여러 가지 음식들을 골고루 준비하는 것이 제격이라 생각할 터,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레이스 교회에서 예배 후에 함께 둘러앉아 나누는 애찬, 그 한 가지 음식이면 충분한 대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면 거기서 자기 입맛에 맞는 걸 골라 먹을 수 있겠지만, 단 한 가지 음식뿐이라면, 그것이 자기 입맛에 맞지 않을 때 집에 가서 먹거나 다른 곳에서 사먹는 아이들이나 어른들도 있을 수 있어서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다. 그렇다고 온 마음을 다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한 가지 음식을 누구도 소홀히 대할 수는 없다.

 

많은 무리들이 주님을 따라다니던 때 주님께선 그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으시고 어린아이의 점심 도시락 하나를 챙기셔서 5천 명을 풍성하게 배불리 먹이셨다. 달랑 보리빵 한 가지 음식에 물고기 반찬 한 가지였다. 소박하지만, 남은 부스러기가 12광주리를 채울 만큼 모두 풍성함을 누렸다. 우리가 주님께서 가르치신 성만찬을 대할 때 입맛과 풍성함과는 거리가 멀다. 단지 빵과 포도주로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가 찢겨진 아픔과 피 흘리심에 동참하는 것이기에 그 의미야말로 음식보다 훨씬 깊고 풍성하다. 그 소박한 음식을 통해서 영생을 소유한 자로서 기쁨과 영혼에 풍성함을 경험할 수 있기 있기 때문이다. 성만찬의 음식은 소박함이 그 특징이다. 많은 음식으로 인한 풍성함보다는 작은 음식 한두 가지의 소박함이 주는 은혜의 깊이가 훨씬 더 크지 않나 싶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해방시켜 가나안으로 인도하실 때 그들의 광야 40년간의 음식은 오직 한 가지 만나뿐이었다. 그들이 이른 아침에 들판에 나갔을 때 세상에서 처음 보던 음식에 이게 뭐지?’라고 놀랄 의문의 말이 곧 만나란 이름의 음식이다. 처음엔 그들도 그 한 가지 음식에 놀람과 감사가 있었겠지만, 40년간 한 가지 음식이 지속되자 그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하나님을 거부했었다. 고기가 없다는 그들의 불평에 하나님께서 메추라기를 주셨지만, 그것을 풍성하게 내리신 그 자체가 하나님의 심판이었다.

아무튼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이집트의 노예생활을 그리워하며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를 외면하고 불평하다가 하나님을 떠났다.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입맛 때문에 음식에 대한 불평이 이스라엘에게 실패를 안겨주었다. 얼마나 이집트의 음식 맛에 길들여져 있었기에 노예에서 해방된 그 자유의 신분도 마다하고 다시 이집트로 돌아가려고 했을까? 그들이 노예에서 해방된 자유보다 음식이 더 중요했더란 말인가? 자유의 가치는 죽음과도 바꿀 수 있을 만큼 소중한 생명인데,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불평으로 자유를 헌신짝 버렸다. 그것은 곧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버린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음식을 앞에 놓고 감사기도를 드린 다음에 그 음식을 먹으면서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금방 불평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음식을 만든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결코 예의가 아니다. 자기 입맛을 척도로 삼아 어찌 조금 전의 감사를 불평으로 바꿀 수가 있단 말인가?

나는 이 교회에 등록한지 겨우 몇 개월에 불과하지만, 어느 분의 정성과 신실한 봉사로 준비하신 한 가지 음식 맛은 참으로 오랜 세월의 맛이 담긴 추억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냥 후다닥 먹고 집으로 가는 것이 죄송하기도 하지만, 식당에서 수고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특히 음식 맛을 책임지신 그분께 소박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우영>.

 

No. Subject Author Date
Notice 2024 VBS (여름성경학교) 등록 안내 관리자 2024.03.29
Notice 그레이스교회 제3대 담임목사 청빙공고 관리자 2023.10.13
Notice 온라인 헌금 안내 관리자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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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웅장한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 둘러보면서* 김한철 2019.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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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신실한 김 광섭 목사 사위를 생각하며* 김한철 2019.01.02
451 *2018년 송구영신 예배 드리면서* 김한철 2019.01.02
450 새벽을 깨우며 은혜의 보좌로* 김한철 2019.01.02
449 짧은 글(27): 평화의 비둘기의 날개 없는 추락과 또 다른 비상 20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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