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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44): 언어의 정체성

2019.03.09 04:34 Views : 120

짧은 글(44): 언어의 정체성 


  사람들은 각자가 사용하는 모국어에 자신의 얼과 정체성을 부여해 자랑스러워하고 나라마다 자국의 언어를 목숨을 걸고 지키려 힘쓴 사람들을 존경해서 기념하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한글이 만들어졌지만, 한국인의 한글 사랑도 일제의 핍박 속에서 아픔을 겪은 탓에 곧바로 애국심이나 한국인의 얼과 연결되면서 한글 사랑의 촉매제로 사용되기도 했고, 중국 한자의 지배하에 있을 땐 언문이라 천대받았지만, 결국 한글 사랑이 뿌리내린 것도 사실이다. 대개 다른 나라의 핍박을 받으면서 모국어가 수난을 받은 경우엔 언어를 빼앗겼던 과거의 상처 때문에 모국어에 대한 사랑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싶다


세계에서 가난의 대명사로 불리는 방글라데시는 그들의 모국어인 방글라(Bangla)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물론 그 땅에 살고 있는 40여 소수종족들은 아직까지 문자조차 없고, 자신들의 국어인 방글라조차 배우지도 못해 종족 간의 소통에도 어려움이 많지만, 그 백성들은 외세로부터 방글라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하는 기념비가 그 나라 수도 다카에 있는 다카 대학 교정에 세워진 것을 본 적이 있다. 인도의 시성이라 불리는 시인 타고르가 방글라로 쓴 작품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걸 보면 제3세계의 언어인 방글라로 아시아에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방글라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방글라데시나 인도에 살고 있는 그들 종족들로서는 그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어느 나라 사람이든 자기 언어사랑과 정체성을 내세워 자기 언어 하나만을 우상화하고,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다른 언어를 배척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진 않아야 한다. 언어란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의 수단인데 다른 이들과의 소통을 거부할 만큼 자기 언어를 우상화하는 것은 실로 어리석은 일이다. 하나님께선 자신의 언어의 정체성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신 적이 없으시다. 그러나 하나님께선 자신의 언어로 최초의 인간 아담 부부와 대화하셨다. ‘하나님의 형상그 모양대로지음 받은 사람과의 대화가 하나님의 언어로 이뤄진 것이다. 하나님을 후대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도 인간에게 그 언어가 필요했기 때문에 하나님과 인간의 언어소통은 가장 중요한 기재였다. 하나님의 언어가 피조물인 인간과 대화를 위한 소통의 도구로 쓰였다는 사실은 하나님께 뿐만 아니라, 지음 받은 모든 피조물들에게 하나님의 언어가 삶의 중요한 필수품이었다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과연 자신의 정체성을 무엇으로 지키시길 바라실까? 하나님, 그분의 언어, 그 말씀으로 지키신다. 영이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뜻을 전달하셨다. 선지자들을 통해서든 천사를 통해서든 그분 앞에 다가온 왕들로부터 종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뜻을 전하셨고, 그들이 하는 말을 또한 들으셨다. 사실 오순절 성령의 역사란 바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고 승천하신 후 50일 만에 미리 약속하신대로 보내신 성령께서 복음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알아듣는 언어로 그 언어를 배우지 않은 당시 성령을 받은 크리스천들이 예루살렘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사용하는 각국의 언어로 복음을 전한 사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오순절 성령 사역은 하나님의 만국 언어를 이용한 하나님의 복음을 다른 나라 백성들에게 전달하는 소통 사역이 주 임무였다. 하나님의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십자가에 달아 죽인 예루살렘과 모든 유대인들에게 성령으로 그 말씀이 임한 것. 하나님의 인간 구원의 역사가 그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이루셨고, 성령을 통해서 지금까지 구원의 복음을 만방에 널리 전파하며 활동하고 계신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위세를 높이려고, 혹은 자신이 모르는 언어라고 해서 그 언어를 무시하는 태도는 지양되어야 마땅하다. 하나님의 복음은 만국의 모든 언어를 모두 필요로 한다. 정말 나는 너무 늙었지만, 이제라도 다른 한 가지 언어라도 더 배울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이제 거의 복음화 된 나라에서 사용하는 한국어 대신 다른 나라 언어로 바꿀 수 있으면 진정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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