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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175); 아픔을 과장하지 말고 정직하게 받아들이자! 

 

아마도 내겐 이 번의 아픔으로 병원에 입원한 67일의 기간이 내 생애 중 가장 길고 지루했던 아픔의 기간 때문일 수 있지만, 이 번 입원 중에 응급실에서나 병실에서 가장 많이 들어본 말이 무엇이었는가라고 누가 묻는다면, 아마도 어느 정도 아픈가.’라는 아픔의 정도(pain scale)를 숫자로 대답하라는 질문이 아니었나 싶다


누구라도 자신의 몸과 마음에 아픔이 생길 때, ‘까진 것 괜찮아!’라며 자신의 아픔을 의연하게 대처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의 사람들도 더러 있긴 하지만, 자신을 치료하고 있는 담당 의사나 간호사들의 질문에 그냥 얼버무리거나 괜찮다고 대답할 수만은 없다. 최소한의 과학적 질문이기에 숫자로 대답해주어야 그들이 나를 치료해 고쳐주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병상 맞은 편 벽에 걸려 있는 하얀 게시판엔 담당의사, 간호사, 간호보조사들의 이름이 근무 시작과 더불어 수시로 바뀌어 게시돼 있고, 나를 치료할 최종 목표가 설정돼 있었다. 한 마디로 나를 치료하는 최종 목표가 'NO PAIN'이었다. 아픈 약자를 아프지 않게 치료하겠다는 목표가 감사하고 환영할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디가 얼마만큼 아픈 줄도 모르고 멍한 상태라면, 이리저리 가늠해서 얼마간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상태가 훨씬 더 바람직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다. 마치 하나님께서 벌을 주시듯 아픔을 주신 것처럼 하나님을 원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아픔이라면 단지 죄에 대한 형벌이 아니라, 오히려 더 심한 것, 혹은 죽음을 막아주시려는 방어용 기재임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작은 아픔을 통해서 보다 큰 아픔을 방어해주시려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뜻이다


내가 처음에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을 때 내게 묻는 첫 질문도 얼마나 아픈지의 아픔의 정도였다. 하지만, 숫자로 표시하라고 하기에 나는 제일 끝 숫자 10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나의 그 대답은 잘못되었다는 걸 옆에 있던 아내가 가르쳐주었다. 아픔의 정도가 10이라면, 아픔을 느낄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어쩌면 응급실에서의 나의 대답은 나의 아픔의 과장이었는지 모른다. 더 빠른 치료로 속히 아픔에서 벗어나려는 속마음에서 나온 대답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느 형제가 먼 여행을 떠나기 전에 내 병실을 방문하고 이런 기도를 해주었다. ‘아프되 죽지 않고 치료될 수 있는 아픔을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시되 아픔을 통해 생명의 위험을 미리 방어해주신 것을 알고 한 기도였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아픔조차 하나님의 은혜라는 걸 알게 해준 형제의 간절한 기도였다


그렇다. 인간은 어느 한 사람 빠짐없이 애당초 아픔을 안고 태어난 존재이다. 에덴에서 죄의 병으로 약해지고 작아진 채 에덴에서 추방된 자의 후손이기에 누구도 아픔과 작아짐을 피할 수 없다. 이것이 모든 인간 곧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아픔의 공동체의 일원이 된 이유이다. 아픔의 공동체 안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벗어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누구든 아픔의 공동체에 속한 자라면 아픔의 크기로 경중을 가려서 차별하거나 차별받게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할 수 있는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도 주님께서 고쳐주셨지만, 무서운 나병환자도 고쳐주셨고, 반신불수 환자도 고쳐주셨고, 심지어 죽은 자도 살려주셨다. 그 어떤 아픔의 경중에 차별이 없었다


아픔의 공동체인 교회에서만큼은 아픔에 차별이 없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아픈 자가 아프지 않은 척 하는 행위는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벗어날 위험에 직면한다. 진정 아픔을 극복하는 수단은 힘이 아니라, 오히려 약함이다. 우리가 힘을 키워서 하나님을 만들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을 낮추셔서 우리를 구원하셨다. 그분 앞에서 우리의 힘의 과장은 금물이다. 하나님께선 약하고 힘없는 어린 양의 흘린 피로 승리하셨다(12:11). 약함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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