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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294): 원형을 잃어버린 인간(3)

 

오늘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사람됨의 원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먼저 묵상해 보려고 한다. 사람은 원래 성인 청년 남녀로 지음 받은 완전한 피조물로 시작되었다. 사람을 그렇게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한 후 타락한 것을 보시고, 더 나은 사람 혹은 가장 나은 사람으로 새로 짓지 않으시고, 그들 첫 사람 청년 부부를 에덴의 동편으로 쫓아내시고서도, 사람을 전혀 새롭게 지으실 의도는 조금도 없으셨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애당초 완전한 자로 지으셨기에 다시 완전한 자로 지으신다 해도 하나님의 창조사역만 되풀이 될 뿐, 인간의 역사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에덴은 사람이 없는 동산이 되었고, 누구도 그곳에 들어가 살 수 없도록, 더구나 어떤 누구도 생명나무의 열매를 따먹을 수 없도록 에덴 동쪽에 그룹들을 세우시고, 빙빙 도는 불칼을 두셔서(3:24)’,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완전히 차단시켜버리셨다. 하나님의 방법 대신 인간 스스로 구원의 길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는 진실을 담아 경고하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우리의 모습, 곧 사람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첫 창조인 아담과 하와는 부족해서 타락한 것이 아니라, 완전하기에 더 이상 완전할 수 없으니 변화 자체가 타락이다. 그들 부부의 타락이 완전한 피조물이 아니기에 일어난 것이라면, 그건 그렇게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 부족이라고 비난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원형으로서 첫 사람이 완전했기에 아담과 하와 대신 하나님께서 다시 지으신다고 해도 첫 사람과 똑같이 지으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창조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첫 사람이 타락했다고 해서 그보다 더 나은 사람도, 가장 나은 사람도 지으실 수가 없다는 것이 진리는 하나라는 증거이다. 하나님의 창조 진리는 결국 하나밖에 없다. 진리가 하나 이상 존재하다면, 모든 것이 진리가 돼버릴 수밖에 없다. 보다 나은 것도 진리이고, 가장 나은 것이 진리라면, 진화한 진리는 원형을 잃었기에 진리일 수 없다. 고로 진리는 하나밖에 없는 원형이고, 그 원형을 잃으면 인간이 그 원형을 다시 만들 수가 없다.


하나님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은 첫 사람 아담과 하와를 버리시고, 재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그들의 후손으로 태어난 자들을 통해서 계속해서 사람의 세계가 지속되게 하셔서 그들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사랑의 은혜로 구원해서 원형으로 회복시키고자 하신 것이다. 원형으로의 회복이란 한 번 타락으로 이미 깨져버린 인간을 붙이고 조립해서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태에서 태어난 어린아이로 인류 역사를 하나님께서 새롭게 시작하기로 하셨다는 뜻이다. 인간의 육체가 부정모혈로 모태에서 생성돼 어린아이로 태어나듯이 영적 거듭남으로 새 사람 되어 하나님의 사람들로 원형에 이르게 하셨다. 모태에서 어린아이로 태어남이 거듭남이 아니라, 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남이 영적 거듭남이다. 영적 거듭남이 곧 모태에서 태어난 어린아이 같다고 해서 천국백성의 모형으로 어린아이를 제시하신 건 지으신 에덴에 살던 첫 사람과는 다르게 마치 모태에서 새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과 같다고 해서 어린아이를 거듭난 자의 모형으로 지적하신 것이다.


사실 홍수심판 때에 방주 안에서 네 쌍의 부부가 건짐을 받았지만, 그 안에서 1년 넘게 네 쌍의 부부가 머물러 있었지만, 그들 부부 사이에서 한 아이도 태어나지 않은 것이 이상치 않은가? 그렇다. 부모 잘 만나 저절로 사람의 원형으로의 회복이 될 수 없다는 뜻이 숨겨져 있다고 보면 어떨까? 사람이 마치 쫓겨나온 에덴으로 스스로 다시 들어가서 생명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새 사람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노아 방주 안에서 한 생명도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과 연결해서 이해할 수가 있을 것 같다. 타락한 죄의 인간은 하나님의 방법, 곧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믿는 믿음에 의해서만 새 사람으로 거듭나 원형에 이르도록 계획하시고, 실천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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