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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80): ‘마지막 날’은 곧 영원의 시작이다!
시작이 있는 건 모두 마지막이 있다. 시간 속에 있는 것들엔 모두 한계가 있다. 우리 집 바로 옆엔 공동묘지가 있고, 우리 내외도 시간의 마지막에 잠들 자리를 그곳에 마련해놓고 있다. 우리가 언젠가 묻히게 될 공동묘지를 보면서 우리의 마지막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도 외국에 나가 있는 우리 아들내외가 지난 번 방문했을 때 여러 가지 장례절차를 준비해두고 갔기 때문에 우리 부부의 종말을 더욱 더 실감하고 있다. 시간 속에서의 수명이란 아무리 길어도 영원에 비해선 찰나에 불과하다. 요즈음엔 수명 백세 시대라며 흥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담은 에덴에서 하나님과 단절되었지만, 그의 육체의 수명이 구백십년이었고, 셋(Seth)으로 이어진 그들의 후손들이 평균 9백세를 살았던 기록(창5)을 보면서 그들의 장수가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 길지 않았나 싶다.
그토록 장수한 조상들일지라도 결국은 종말을 맞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소위 종말론에선 죽음, 최후의 심판, 천국과 지옥을 다룬다. 간단히 말해 ‘마지막 일들(last things)’을 지적해두고 있다. 성서에서 말한 종말은 단순히 세상의 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영원한 시작을 위해서 필요하기에 창조주 하나님께서 종말을 선언해 놓으신 것이다. 인간의 죽음이 개인적으로는 종말처럼 보여도 죽음 이후엔 부활이 있다는 걸 알도록 종말이 언급된 것이다. 구약성서, 미가서 4:3과 이사야2:4을 보면 ‘마지막(사2:2)’을 언급하면서 평화의 도래를 예언하고 있다. 물론 예루살렘과 유대를 지칭해서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 한 나라에 임할 일들을 미가와 이사야의 입을 통해 새로운 평화 시대의 도래를 미리 보여주었다. 시간의 종말이 있어야 영원한 평화와 행복이 다가온다는 하나님의 진리를 선민 이스라엘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선언해 놓고 있다.
주님께서 ‘믿는 사람은 영생을 가지고 있다(요6:47).’고 선언한 것은 크리스천도 시간 속에서 종말을 맞지만 거기서 털고 일어나 영원한 생명을 누린다는 선언이다. 영원한 생명을 영원히 누리려면 개인뿐만 아니라. 세상의 종말이 반드시 도래해야 한다는 뜻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고, 마지막 날에는 내가 그를 살릴 것이다(54).’ 종말이 곧 영원한 시작이고, 영원히 지속될 것이란 주님의 약속을 잊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다니엘 2:27-45절을 읽고 예언된 세상 종말을 묵상해 보자. 바벨론 제국의 왕 느브갓네살의 꿈을 다니엘이 해석해 주면서, 하나님 외엔 어느 누구도 왕의 꿈을 해석해 줄 수 없다고 전제한 다음 그는 그 왕의 꿈은 이렇게 설명했다. 사실 느브갓네살은 자신이 꾼 꿈조차 기억하지 못했기에 다니엘이 그 꿈을 설명해주면서 한 신상(神像)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다니엘은 느브갓네살의 꿈을 세상의 왕국들이 계속해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니엘이 바벨론에 있던 때의 느브갓네살의 환상이기에 바벨론에 이어 역사 속에서 페르시아, 그리스 그리고 로마제국으로 이어질 모든 제국들에게 닥칠 미래의 사건을 한 신상을 통해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제국들의 종말은 난데없이 날아온 큰 돌에 의해서 쇠와 진흙으로 된 그 신상의 발을 쳐서 부서뜨린 것으로 묘사됐다. 세상의 모든 왕국의 종말을 미리 보여준 하나님의 표적이었다. 앞으로 오실 큰 돌, 곧 그리스도께서 모든 제국을 송두리째 멸하실 것이란 미래의 심판을 말하지만, 금, 은, 놋쇠로 된 강한 신상, 곧 세상 나라들은 결국 그 신상의 다리와 발이 쇠와 진흙으로 돼 있기에 그 발에 큰 돌이 떨어지면, 신상, 곧 나라 전체가 무너지는 건 너무나도 분명하다. 모든 세상 나라들이 결국엔 무너지지만 마지막엔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를 알리는 미래의 사건이면서, 강력한 제국들의 종말로 이어진 하나님의 온전한 왕국의 도래를 다니엘의 느브갓네살의 꿈 해몽으로 확실하게 보여준 사실을 기억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렇다. 세상이 강하든 약하든 그 어떤 제국이든 반드시 끝이 있고, 그 뒤엔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하기에 ‘마지막 날들’이 결코 마지막이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로 하여금 절망치 말고 기다리라는 믿음의 요구를 느브갓네살의 꿈 이야기로 확실히 전해준 메시지이기 때문이다<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