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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삶과 생각    모닥불 앞에서 떠오르는 낱말들 2

 

삶과 쉼의 이어가기

삶은 항상 쉼과 이어지게 마련이다. 시계가 쉴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고, 피곤한 몸, 아픈 몸 여러 지체가 쑤시고 아파하면, 그때가 쉴 때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쉼이 없으면 어찌 될까? 건강하다고 쉼이 없어도 괜찮은 것일 수가 없고, 쉬지도 않고 일을 많이 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해서 쉼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하나님께선 창조를 끝내신 바로 다음 날 엿새 날에 창조된 첫 사람, 아담은 하나님께서 창조를 마치신 일곱째 날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하나님께서 그에게 쉼을 선물하셨다. 하나님께서도 창조 사역의 피곤을 아담과 함께 쉬시며 풀고 싶으셨던 건 아닐까?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의 사이가 과연 함께 쉬어야 하는 존재라는 말일까? 그렇다. (), 혹은 피조물은 주인이 쉬지 않으면 스스로 알아서 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주인이 밭에서 계속 일하면서 종에게 너는 좀 그늘에 가서 쉬어라고 말한다고 종이 감사합니다.’ 한 마디에 그저, 고개 한 번 끄떡이고, 주인 혼자서 일하도록 외면하고 일터를 떠나 종이 마음 편히 쉴 수 있겠는가? 결국 창조주 하나님께선 아담에게 쉼을 주시고 싶으셨던 것이다. 하나님의 안식은 곧 지음 받은 피조물들에게 허락된 쉼,

곧 하나님의 자유를 누리라는 뜻의 쉼이다.

 

쉼은 하나님에게서 은혜로 받은 자유이다. 주님에게서 허락받은 자의 쉼은 자유를 누리는 복된 쉼이다. 실제로 쉼은 온전히 주인이신 하나님의 소유이다. 창조의 엿새 동안 쉬지 않고 일하셨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나님께 쉼이 없다면, 피조물 어느 것도 쉼을 누릴 수 없다. 그래서 네 번째 계명에 여호와 하나님의 안식일이라 못 박아 두셨다. 하나님의 안식일은 우리가 그분의 자유를 누리는 날이다. 내 마음대로의 쉼이 아니다. 하나님의 쉼과의 동행이요, 동참이다. 어린아이가 공원에 가서도 엄마나 아빠가 옆에 있어야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다. 그네나 미끄럼틀을 타거나 그냥 뛰고 놀아도 부모의 자유가 어린아이의 자유를 감싸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안식을 주신 더 큰 뜻이 있다면, 탐욕에 잡히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 탐욕에 잡히면 누구든 하나님의 안식, 곧 하나님의 자유를 잃게 된다. 탐욕에 붙들리면 하나님의 종으로서 누릴 수 있는 안전한 자유를 잃는다. 자유를 잃는 것, 그 자체가 하나님께 죄이다. 탐욕이 죄가 되는 원리와 같다. 탐욕만큼 물리치기 어려운 죄도 없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안식을 주시면서 그에게 무겁고 힘든 일감을 짐 지워주시며, 땀 흘려 일하라 명하지 않으셨다. 아담이 땀 흘려 일해야 하는 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대가로 땅이 저주를 받게 되고, 저주받은 땅에서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나왔기 때문에 땀 흘리며 힘들게 일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담은 쉼의 자유를 가지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모든 사물을 돌보는 청지기 일이 맡겨졌기에 땀 흘리는 무거운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에덴의 동편으로 쫓겨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무리 육체적인 일이 고달프다고 해도 하나님의 영적 자유가 선행돼 있기에, 오히려 모든 일을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다. 필자는 평생 본업처럼 쉬지 않고, 컴퓨터 좌판을 두들겨 글을 써오고 있지만, 영적 쉼, 곧 영적 자유에서 빚어진 영적 땀의 열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일일 뿐,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진 않는다. 누구라도 영원한 것과 하나님을 누리는 자유를 위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놓는다면, 쉼은 늘 친구처럼 우리 곁을 찾을 것이고, 영적 자유의 열매는 굳이 가을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풍성한 열매, 곧 하나님의 자비의 선물인 쉼은 우리 곁에 항상 머물러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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