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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글(474): 하나님, 그 말씀의 본질을 찾아서

 

   평범한 말의 깊이와 독특성-‘기다리다(wait).’

기다려서 천삼백삼십오 일까지 이르는 그 사람은 복이 있으리라. 너는 가서 마지막으로 기다리라 이는 네가 평안히 쉬다가 끝날에는 네 몫을 누릴 것임이라.’(12:12-13).

   기다림의 기쁨이 1,335일을 기다린 후에 왔다면, 그 기다림의 기간은 얼마나 많은 걱정과 근심으로 채워졌을까, 우선 이런 생각이 먼저 나를 사로 잡는다. 기다림 속에선 분명히 확신도 한몫을 하게 돼 있지만, 너무나 길다고 생각되는 시간 속에선 확신도 믿음도 계속해서 엷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에 죽자 하고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다니엘서의 마지막은 마지막으로 기다리라.’고 말하고 있다. 기다림의 요구는 확신을 가지라는 요구이고, 더 쉬운 말로는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버티며 기다리라는 것이다. 결국 끝날인 천삼백삼십오일까지 첫날부터 시작했던 기다림의 시간을 끝까지 모두 채우라는 것이다.

   우리 내외가 딸네 네 식구와 하나 돼 6일간의 일정으로 하와이를 다녀왔지만, 생애 첫 경험 가운데 찾아온 신기한 풍경과 딸네 식구의 헌신으로 기쁘고 즐겁기 그지없는 시간 속에서도 계속 안전 귀가를 걱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근심도 팔자.’라는 말이 있듯이 공연한 근심 걱정으로 보다 기쁘고 감사해야 할 귀한 시간을 얼마나 허비했는지 모른다. 이런 일들이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기다리라는 말 속에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무엇이든 당장이 아니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부과되면, 그 기다림의 시간을 걱정으로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런데 기다림은 꼭 내 원하는 대로, 내 계획대로, 내 의지대로 시행되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죽음과 부활을 기다림으로 이루신 분이 오직 한 분 주님뿐이시다. 베들레헴 말 구유에서 사람의 아들로 태어나심이 주님 자신의 대속의 죽음을 위한 것이었고, 그 죽음은 죽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부활의 기다림으로 삼일 삼야를 부자의 돌무덤 속에서 보내시다가 미리 약속하신 대로 부활하셨다. 우리 주님의 두 번의 기다림은 온전히 우리 죄인들의 죄로부터의 구속을 위함이었다. 죄인들을 구원하시려는 주님의 구속 사역은 시간 속에서 고난의 죽음도 영광의 부활도 기다림으로 성취하셨다. 마치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33야 갇혀 있다가 다시 토함을 받아 살아난 것처럼 시간 속에서 다시 생명의 부활로 우리를 살리셨다는 걸 알게 하셨다. 견딜 수 없는 고통 가운데서 죽기만을 기다린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것을 참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렇게 죽긴 해도 죽은 자가 실제로 부활을 기다리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주님의 부활을 보면서, 또한 그 사실을 믿고 우리가 기다릴 것은 우리의 부활이다. 부활을 믿고 기다린다는 것은 육신의 죽음이 전제돼 있다는 뜻이다. 죽음이 전제돼 있지만, 누구도 죽음을 기다리진 않아도 우리의 소망은 부활의 소망으로 영원한 생명 살기를 기다리는, 소망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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