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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0): 하나님의 말씀 읽기와 필사 노트를 본 소감
지난주일, 그레이스 교회에서 경험한 푸근한 이야기 한 토막.
교회의 어느 분이 지난 한 해 동안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전서(성서)를 12번이나 읽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아직 개인적으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존경을 표하고 싶은 마음에 펜을 들었다. 물론 6번 통독하신 분, 세 번, 혹은 두 번 통독하신 분들에게도 똑같은 마음이지만, 한 번 통독하신 서른여덟 분에게도 여전히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같은 사랑을 전하고 싶다. 아무튼 지난 한 해 동안 그레이스 교회의 형제자매들 중 마흔여섯 분이 하나님의 말씀 전체를 한 번 이상 읽었다는 사실은 아무리 축소해서 말하더라도 하늘의 만나를 일용할 양식으로 삼고 머리와 가슴에 담아 각자의 영혼과 다른 사람들의 영혼까지도 살찌우도록 도운 분들이라서 하나님께 최소한 영적 축복의 십일조는 드린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성서를 읽고 묵상하는 삶이야말로 그레이스 교회가 바른 터전 위에 세워져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서 덩달아 기쁘고 감사한 마음 금할 길 없다. 물론 계획을 세워 꾸준히 한 번 통독을 하지 못했더라도 항상 성경을 손에 들고 여기저기를 펼치면서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려고 애쓰는 분들이 왜 없겠는가? 개개인이 하나님의 ‘그 말씀’을 직접 읽고 묵상한다는 것은 곧 인자가 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개인적으로, 인격적으로 만나 그분과 그분이 전하신 하나님의 ‘그 말씀’을 들으며 또한 나누며 그러한 진한 인격적 교제를 통해 그 분이 전해주시는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서 그분의 뜻을 받드는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니 우리 교회 모두가 어찌 함께 기뻐하며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읽는 분들보다 힘들게 필사하신 어르신들의 수고와 한 분 한 분의 손가락의 아픔이 우선 치유되어서 필사의 영역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 된 교회는 그리스도 예수의 몸이요, 생명체이고, 우리 각 사람은 그 몸의 각각 다른 지체이니 성경 읽기는 단지 한 분 한 분의 개인 문제로 끝나진 않는다. 나 한 사람이 성서의 어느 한 구절을 읽더라도 다른 사람의 영적 삶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을 만나보라. 사람의 관점에서 본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 본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선 구약 시대엔 선지자들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과 뜻을 전하셨고, 주님께서 사역하시던 신약 시대엔 양피지에 필사된 구약 성서밖에 없었기에 열두 사도들을 통해서 주님께서 직접 전하셨고, 혹은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만방에 전하게 하신 걸 볼 수가 있다. 오늘의 우리는 양피지에 필사된 구하기도 힘든 희귀한 ‘그 말씀’이 아니라, 질 좋은 종이에 뚜렷하고 정확하게 번역된 여러 가지 종류의 하나님의 그 책을 집안 곳곳 어디에든 놓아두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자기 옆에 두고 날마다 읽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일에는 1/10조가 아니라, 10/10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내가 이 교회로 옮겨오기 전, 잠시 미국교회를 출석했을 때 그 교회에서 받은 가장 깊은 인상은 부모와 자녀들의 함께 예배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자녀들도 각자의 성서를 스스로 펼쳐서 읽는 모습이 마치 첫 경험인 양 달라 보여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성서읽기는 어려서부터 개개인이 자원해서 읽도록 교회나 가정의 부모형제들이 옆에서 도와야 한다. 적어도 자녀들이 대학으로 떠나기 전에 개인적으로 성서를 읽는 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도우려면 부모나 교회 어른들이 먼저 조금씩이라도 하나님 말씀 읽기가 습관화되었으면 좋겠다. 한 편으로는 학생들에게 영어성서를 필사하도록 격려하는 방법도 강구하고 그 일을 돕기 위한 교회 차원의 특별한 관심과 그에 따른 적절한 방법들이 강구되기를 소원한다<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