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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54): 종교와 신앙(1)
이 글제목이 「종교와 신앙」이지만, 굳이 그 선후를 따지자면, 신앙이 먼저이고, 잘못된 신앙이 종교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글 제목을 거꾸로 ‘신앙과 종교’라고 선후를 바꿔서 표기하는 것이 훨씬 적절하다. 하지만, 종교를 믿으면서 그것을 신앙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점에서 처음 이름 붙인 그대로 글을 써서 종교, 혹은 ‘기독교를 믿는다.’고 말하는 크리스천들 중에선 그런 사고가 없어져야 할 세상의 사고방식의 소산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쓴다.
크리스천들은 종교를 믿지 않는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자들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믿고, 생명관계로서의 아버지 하나님을 따른다는 의미에서 단지 믿는 자들일 뿐이다. ‘종교를 믿고 사람들이 만든 신, 사람들이 조직한 종교를 따르는 종교인이 아니다.’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오히려 부족하다. 어떤 종교이든 공통점은 어떤 개념이나 이념을 이리저리 짜깁기한 교리를 따라 행동하는 자들로 집단화된 조직이다. 그렇게 집단화된 사람들이 종교인이다. 이런 종교인들 중엔 당연히 무신론자들도 포함된다. 무신론 역시 해체되어야 할 강력한 종교 중 하나이다. 인간의 두뇌에서 나온 이념 혹은 주의주장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종교를 만들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이런저런 설계요, 짝 맞추기를 위한 틀이 종교 교리이다.
교회에서 율법과 은혜라는 말을 많이 들었겠지만, 여기서 은혜란 율법의 반대말로 알고 살았기에 율법을 항상 종교를 만드는 일정한 규범, 혹은 자신들을 집어넣는 어떤 틀로 여겼기 때문에 은혜는 그 반대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유대주의 종교의 병폐를 살필 적에 항상 등장하는 것이 율법주의였다는 사실을 알면 하나님의 율법을 이용해서 종교를 만들어 사람들을 옥죄어 집단화한 종교라는 걸 알 수가 있다.
대신 온전히 하나님의 은혜만으로 구원받은 그분의 자녀들이 크리스천들이다. 그렇다고 은혜의 종교를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 감사하며 그분께만 순종하고 살아가는 자들이 크리스천이다. 더구나 승천하신 주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주셔서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들을 형제가 되도록 성령으로 묶어주셨다. 종교체제로 묶어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명으로 모두를 하나 되게 하셨다. 이것은 살아있는 생명체일 뿐, 죽은 조직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 어느 종교로 구원 받는 경우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심지어 유대주의 종교로 구원 받은 사람도 없다. 그들은 지금까지도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지 못한다.
유대인들이 ‘주제넘게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고 세례 요한은 그들을 향해 ‘하나님께서는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드실 수 있다(마3:9).’며 그들의 종교성을 질타한 것을 들을 수 있다. 철저한 율법주의자요 바리새인이었던 사울을 부활의 주님께서 다메섹 도상에서 부르신 것은 그가 붙들고 살던 그의 종교 유대주의에서 풀어내 그에게 자유를 주시고, 그리스도께 속한 자로 만드셨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노예로부터 행방시켜 불러낸 것처럼 유대주의 종교에서 사울을 해방시켜 생명의 자유로 바울을 새롭게 만드셨다. 더구나 그를 이방의 사도로 파송하신 사실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하나님께서 은혜로 허락하신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믿고 그분께 순종하므로 구원 받는다고 외친 바울의 복음이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결코 모든 사람들을 조직 속에 묶어서 하나의 힘으로 만드는 종교의 교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누구든 새 생명을 얻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그 영원한 새 생명을 살아가며 하나님 가정의 식구가 되게 하신 생명 원리가 곧 복음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자가 어찌 종교인이 되어 스스로 주인 노릇을 할 수가 있겠는가?<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