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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을 한사람과 산다는 것 어떤 느낌일까. 그것도 한결같이 변치않고 사랑한다는건?
결혼한지 20년도 안돼 두번이나 헤어진 저로서는 짐작조차 힘든 경지입니다.
한국에서 영화 관련 일을 하는 친구가 있어 가끔씩 씨네 북을 보내주곤 합니다. 한국영화를 볼
기회가 없으니 맛보기나 하라고 보내주는데 책속에는 영화스토리와 팜플렛처럼 사진도 여럿
들어 있어 그런데로 내용을 느끼는 정도는 됩니다.
76년을 함께 산 89세 할머니와 98세 할아버지의 잔잔하고 아름다은 사랑을 담은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극장가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역대 최고의 다큐멘타리 흥행작으로 등극할 조짐이랍니다.
영화에서는 '불멸의 사랑이라는 노인판 로맨스 판타지'라고 일축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단순한
영화가 아닙니다. 그저 사랑의 위대함이 아니라, 사랑하는 자세에 대해 말합니다.
89세 할머니는 영화내내 "예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꾀꼬리가 이쁘고, 들꽃이 이쁘고, 그 꽃을
귀에 꽂은 98세 할아버지가 이쁘답니다. 다음은 "불쌍하다"인데 주워 기른 강아지가 불쌍해 어쩔줄
모릅니다. 영화제작동안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지만 할머니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추워서 어째? 할아버지 생각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는데"라고 울먹입니다. 통상 할 법한 "날 두고
가다니 난 어떻게 살라고"같은 흔한 말은 없습니다. 사랑의 본질은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하는 자의
태도에 있음을 영화는 보여 줍니다. 우리는 종종 사랑할만한 사람을 찾지 못해서 혹은 상대에게 문제가
있어서 사랑을 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사랑하려는 마음, 그 사랑하는 마음이란
세상 모든 약한 존재들에 대한 연민 혹은 배려에서 시작하는것이라고 말합니다. 영화속 할아버지는
평생 식사하면서 맛없다는 애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맛있으면 많이 먹고, 맛없으면 조금 먹으면
된다 했습니다. 이런 밥상머리 배려가 이 영화가 말하는 사랑의 자격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났지만 할머니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집앞을 흐르는 강을 건너 떠난 자식들이
돌아오지 않듯 한번 강을 건너가면 할아버진 돌아오지 않겠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먼저 간 여섯 자식들이 못입은 내복을 사서 태우며 먼저가면 애들에게 입혀 달라고 부탁합니다.
저승가서 할아버지가 입을 옷을 태울땐 자기 말고 누가 할아버지를 기억해주나 흐느끼는 할머니.
죽는 것보다 더 슬픈건 잊혀지는 것. 우리는 매일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시간의 강, 눈물의 강, 이별의 강,
슬픔의 강을 건넙니다. 돌아갈 수 없는 생의 강을 건너며 삽니다. 우리는 매일 작별을 하며 삽니다.
아픔과 서러움 고통을 가슴에 묻으며 어제와 이별하고 내일의 강을 건넙니다.
公無渡河歌, 고조선때 지었다는 노랫말입니다.
'님아 님아 내님아 물을 건너지 마오 / 님아 님아 내 님아 그예 물을 건너시네 / 아~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 아~ 가신 님을 어이 할꼬'
그렇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삶에는 강이 흐릅니다. 삶과 죽음, 둘을 나누는 강입니다.
언젠가 우리는 그 강앞에 서야 합니다. 육신의 무너짐과 함께 그 강을 건너야 합니다.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강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강 저편에 무엇이 있는지, 그 곳에도 삶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삶이 있는지,
그래서 낯설고, 그래서 두렵고, 그래서 슬픕니다. 이 세상은 사망 권세가 지배하고 있으며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이 이 땅에서 아무리 수고 한다해도 결국 안개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허망하고 덧없습니까. 우리에게 부활과 영원한 생명이 없다면 결국 사망이 전갈처럼 쏘아대는
독침을 맞고 패배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믿는 자들에게는 끝이 아닙니다. 그 알이 되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십니다. 잠자던 자들은 일어나고 살아있는 자들은 변화를 받아
하나님 나라로 들어 갑니다!
늘 강녕하시기 기원하며 각필합니다.
1/18/2015 ㅇㅇㅇ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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