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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인간 나그네의 본향 찾기(2)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인데 우리 딸이 함께 밖에서 식사하자고 해서 어느 작은 식당에서 식사하는 중에 딸이 내게 아빠 요즘엔 무슨 글을 쓰고 있어요?’라고 물었다. ‘우린 모두 나그네이다!’라는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해주자, 딸은 당장 그럼 우리는 모두 갈 데가 따로 있다는 말이지?’라고 되물었다. 딸의 물음 겸 대답은 아주 명쾌했다. 아빠로서 난 무척 기분이 좋았다. 대학을 다니는 큰 손자 녀석도 옆에서 식사하면서 듣고 있었기에 그의 삶에도 나그네란 신분이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렇다. 우리가 나그네라면 삶 자체가 궁극적인 본향을 찾는 삶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우선되어져야 할 것이 있다. 어느 개인 한 사람은 어느 한 지역에서 태어나서 그곳에서 살고 있다면, 그곳이 자신이 태어난 본향이고 자신은 본토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터. 하지만, 그를 태어나게 한 부모나 혹은 그 위의 조상들 중에선 어느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온 나그네로 살았을 뿐, 어느 한 곳에서 태어나 그 땅의 주인처럼 살았던 원주민은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쉬운 예로 아메리칸 인디언을 미국의 원주민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의 조상이 미 대륙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된 생명의 씨앗에서 비롯된 족속이 아니라. 다른 어느 지역에서 나그네로 이리저리 옮겨 온 조상들의 후손으로 다른 이민자들보다 먼저 이 땅에 살고 있었을 뿐, 그들이 원주민, 곧 이 땅의 본토인(native)일 수는 없다는 말이다


어느 곳, 어느 땅에도 그 땅 그 지역에서 생명의 씨앗으로 인해 원주민이 된 자는 아무도 없다. 인간은 모두가 어디서 옮겨온 나그네의 신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본토 에덴을 떠나온 나그네이다. 첫 사람 아담은 그의 아내와 더불어 에덴에서 얼마간 살았지만, 그들 부부가 에덴에서 스스로 생성된 생명체가 아니라, 그들을 지으신 분, 그들을 에덴에서 살게 하신 분이 창조주 하나님이시니 그들 스스로 에덴의 원주민일 수 없고, 더구나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에덴을 쫓겨났기에 결국 나그네의 삶으로 땅위에서 유리하고 있었기에 언젠가는 본향을 찾아 돌아가야 할 나그네 부부였다. 하지만 나그네란 신분에 대한 바른 이해가 과연 무엇일까? 혹시 끈 떨어진 연의 모습을 연상하는 사람도 있을 터. 하지만, 아니다. 나그네에게 어울리지 않은 한 가지 행동강령이 곧 순종이라고 말하면 아마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그네란 순종할 대상에서 풀려나 마음대로 여기저기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자일 수 없다. 사회적 나그네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의 나그네의 신분을 이름이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자가 나그네일 수 없다. 하나님을 떠났던 자. 그래서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던 자가 본향인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가 나그네이다


하나님께선 이스라엘백성을 조성하시려고 갈대아인의 땅 우르에서 아브라함을 부르신 것부터, 아니 그의 조상들을 홍수에서 건져내어 하나의 언어를 혼잡케 하셔서 사람들을 산지사방으로 흩으신 것부터 철저히 하나님께로 향하는 나그네였던 그들에게 약속된 땅, 목적지가 있었다. 삶의 목적이 하나님이기에 세상 것들에 붙들리지 않는 삶, 그것이 나그네의 삶이다. 야곱의 열두 아들들의 식구들 70여 명을 이집트로 보내셔서 거기서 나그네로 살게 하셨고, 400년이 지나서 그들을 출애굽 시키셔서 미리 약속하신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실 적에도 그들의 광야생활 중에도 철저히 나그네의 신분을 유지케 하셨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 살아갈 적에 반드시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며 살되 그것이 곧 나그네의 삶임을 알게 하셨다. ‘더 좋은 본향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백성의 신분은 철저히 하나님만을 사랑하며 순종하고 살아가야만 그것이 진정 나그네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순종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게 전제된 것이지만,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먼저 이스라엘을, 아니 오늘의 우리를 사랑하신 것에 대한 반응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감격 없이는 하나님을 향한 순종도 사랑도 나그네의 삶도 차가운 교리적인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영원히 고독한 나그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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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2024 VBS (여름성경학교) 등록 안내 관리자 2024.03.29
Notice 그레이스교회 제3대 담임목사 청빙공고 관리자 2023.10.13
Notice 온라인 헌금 안내 관리자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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