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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25): 사람의 이야기(11) -낙원에서 사탄의 숙주가 된 인간

 

사람의 언행의 핵심

사람의 이야기 중에서 일상에서 나누는 언행의 핵심 주제가 무엇일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물론 사람의 이야기 중에 인간의 타락이 핵심 주제라는 걸 빼놓고 지나칠 수 없기에 짧게나마 앞서 꽤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생각되지만, 첫 사람이 낙원에서 생명을 잃어버리게 된 선악을 아는 지식의 문제는 아무래도 보다 깊은 묵상이 필요하고, 우리 일상의 행동과의 연계를 통해서 보다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할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혹시 인간의 언행을 듣고 살펴보면 어떤 경우이든 누구나 예외 없이 나름대로 하나하나 선악을 가려 판단하며 살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어쨌든 그런 언행의 뿌리가 어디인지, 그것은 개개인의 판단의 문제이지 누가 잘잘못을 논할 수 있겠는가,라며 무시해버릴 사람이 훨씬 많을 거란 사실도 결코 부인할 수가 없다.


아예 인간 행동에 대해서 내려지는 선악 판단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게 인류사의 현실이다. 그런 선악 판단이 인간의 우월성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이 알고 있는 선악의 지식으로 도덕률을 만들어서 솔선수범하거나 남을 가르치기도 하고, 남을 판단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현상을 부단히 목격하면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애당초 금하신 하나님의 뜻을 전혀 무시하거나 왜곡시켜버린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금하신 오직 한 가지 금령으로 그 명령이 단지 에덴에서 한 번 금하신 후 그 금령을 해제하신 것이 아니라, 영원한 금령으로 지금도 유효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기본인데 말이다. 인간이 자신의 자아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언행의 핵심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물론 많은 말, 많은 대답이 나올 수 있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선악의 판단과 그 판단에 따른 언행의 거부와 찬성으로 나눌 수가 있다. 여기서 하나님께서 첫 사람에게 모든 것들을 허락하셨으면서도 유일하게 금하신 것이 선악을 아는 지식이었고, 그것도 죽음의 경고로 엄히 금하신 이유를 찾을 수가 있다.


아무튼 의문은 그대로 남아 있고, 그래도 불순종하고 그 열매를 따먹고 하나님께서 인정하셨듯이 선악을 아는 일에 하나님과 하나 되었으니(3:22-24), 에덴에서 쫓겨났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마치 선악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 여기고 좋아하는 듯 매사에 선악의 지식을 말과 행동으로 끊임없이 시행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인간 세상의 변함없는 현실이다. 모든 범죄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거짓말, 도둑질, 사기, 미움, 살인, 기타 등등. 모든 범죄는 개인이 좋아서 최선을 다해 잘못을 저지른다. ‘내가 좋아서 범했다.’ 이게 정답이다.


그 결과는 자명하다. 선악의 지식을 알았으니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나님의 선악 판단을 그대로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개인의 판단으로 살아가는 주인이 되었으니 선악의 지식은 그의 삶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주인 아닌 자가 참 주인이신 창조주 하나님을 버리고 결코 주인이 될 수 없는 피조물이 스스로 주인 노릇 하는 것, 이것이 인간의 비극의 알파와 오메가이다. 사람의 선악 판단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주인 아닌 자가 주인 노릇하는 것이 문제의 열쇠이다. 피조물이 창조주처럼 행세할 수 있는 것, 이보다 더 크고 두려운 죄는 없다.

어느 회사의 말단 직원이 어느 날 갑자기 사장을 몰아내고, 자신이 사장 행세를 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 회사가 어찌 돌아가겠는가? 한 나라의 주인은 백성이라고 말하며 그들을 섬기겠다는 자들이 권력을 쥔 다음에 주인노릇 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분명한 오늘의 현실인 걸 보면, 우리 각자가 주인 노릇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실제론 어느 누구도 남의 말을 할 수 없다는 현실이 바로 비극 중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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