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게시판
HOME > 나눔터 > 나눔 게시판
짧은 글(140): 하나님의 상식, 사람의 상식
상식(common sense)이란 말은 ‘보통’ 혹은 ‘평범한’이란 뜻이 첫 말로 시작되기 때문인지 몰라도 마음엔 별로 부담을 안 주니 중요시하지도 않는다. 그 말의 뜻대로 보통의 흔한 생각이니까 말이다. 물론 상식은 특히 보통 사람들 누구와도 쉽게 통할 수 있다는 쉬운 생각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편안하게 상식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누가 상식을 벗어났다고 생각되면 쉽게 그를 욕하며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우리 보통 사람들의 상식은 어디에 기초를 둔 것인가? 혹시 「하나님의 상식, 사람의 상식」이란 글 제목을 보면서 하나님의 상식과 사람의 상식이 서로 쉽게 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결코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상식을 인정 혹은 받아주시면 몰라도 우리의 상식이 하나님의 상식과 같다거나 혹은 쉽게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의 생각과 그분의 언어를 우리 인간의 수준으로 하향평준화 시킨 오만임을 알아야 한다. 어른의 상식과 어린 코흘리개의 상식이 서로 통할 거라 생각하는 어리석음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다르다.
하나님의 언어가 우리 귀에 상식적인 것처럼 들리더라도 일점일획도 영원히 변치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말씀은 곧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우리가 꿈꿀 수 없는 것까지도 현실화 시키는 역동적인 특별한 생명언어임을 감안해야 한다. 그분의 언어는 그분의 숨소리조차 결코 상식적일 수가 없다. ‘그 말씀’이 곧 인간의 형상을 옷 입고 사람이 되셔서 땅위에 오신 인격체이심을 우리의 상식으로 어찌 이해할 수가 있겠는가? 하나님의 ‘그 말씀’이 우리 상식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비상식적인 현상이 아니겠는가? 여기에 비해 우리 인간의 언어는 우리의 죄성(罪性)을 바탕으로 형성된 마음속의 가치관을 거쳐서 입 밖으로 쉽게 나오는 상식이니 감히 하나님의 상식에 비교할 수 없다.
하나님의 ‘그 말씀’에 우리의 상식을 대입시키면 오히려 비상식적인 접촉이 돼버리기 때문에 더더욱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상식을 벗어나게 된다. 하나님의 그 말씀이 겉으로 상식적인 것처럼 들려도 성령의 도우심이 없으면 누구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오순절 성령 강림으로 예루살렘엔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졌다. 전혀 배운 적이 없는 이방인들의 방언을 그 당시 성령을 받은 사람들이 입을 열어 절기를 지키려고 이방 땅에서 예루살렘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알아듣는 그들의 언어로 복음을 전했다. 하나님의 복음이 상식적이지 않은 비상상식적인 방법으로 전해졌다.
하나님의 복음은 결코 상식적일 수 없으니 그저 지나가는 말처럼 상식적으로 대하거나, 상식적 언어, 상식적 가치관으로 쉽게 접근해선 안 된다. 우리 귀에 상식적인 소리로 들려도 그것은 결코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되지도 않지만, 각자의 영혼 가운데서 각각 다르게 역사하신다는 사실만은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아예 하나님을 외면한다. 그 오만의 극치가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각자의 죄를 위해서 죽음에 내어놓으신 십자가의 죽으심을 상식으로 대하는 것이 오만이다. 우리 각자의 자녀 사랑은 상식을 뛰어넘어도 당연시 하면서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의 자녀 사랑을 비상식적인 것으로 폄훼한다. 지음 받은 우리 죄인들을 자녀 삼고자 아들 그리스도를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의 죽음에 내어놓으신 그분의 사랑을 마치 교리로 만든 비상식인 것인 양 배척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이 마치 허구요 거짓인 양 배척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한다. 부모의 사랑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녀의 행동이 상식적인가, 혹은 비상식적인가? 하나님의 상식은 인간의 상식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그것은 곧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이고, 유일한 진리의 사랑의 행사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상식과는 견줄 수 없을 만큼 위대하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크신 사랑이 너무나 과분해서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아니면, 자기 생각에 너무 비상식적이라서 외면해버리는 무지한 오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