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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165):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이다!’(1)
세상엔 자칭 타칭 시인들이 참으로 많다. 심지어 이백을 시선(詩仙)이라, 두보를 시성(詩聖)이라 존경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저런 시인들 중엔 나무의 시인, 꽃의 시인, 산의 시인, 푸른 초장의 시인, 바다의 시인, 강의 시인, 심지어 개울의 시인, 또 감히 접근할 수 없는 해를 노래하는 시인, 빛의 시인, 황혼의 시인, 새벽의 시인, 밤의 시인, 곧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도 많고, 기쁨과 환희의 시인, 슬픔과 고통에 울부짖는 시인, 곧 인간의 희로애락이나 인간 만사를 노래하는 시인도 부지기수 참으로 많기도 하다. 하지만 글로 쓴 시 중에, 시성 혹은 시선이라는 시인들의 작품조차도 그 시들의 명성만큼 오래 가는 작품은 별로 없다. 설령 있더라도 시간 속에서 잠시 일뿐, 영원한 생명력을 가진 시 작품은 없다. 그 어떤 시든 다른 사람들 앞에 내 놓지 않은 자신만의 독백이라면 몰라도, 영원한 걸작 시를 쓰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나무의 시인이라고 소개하고 나무를 노래한 자신의 대표작을 낭송한다면, 하나님께서 그를 향해, ‘내가 창조의 셋째 날에 열매 맺는 나무를 심었을 때, 너는 어디에 있었고, 또 에덴동산에 내가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심었을 때 너는 어디 있었느냐’라고 물으신다면, 그 시인은 과연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은가? 빛을 찬양하고 빛을 노래한 시인이 자신의 빛에 관한 시를 낭송한 걸 들으시고, 창조주 하나님께서 ‘내가 빛을 창조한 첫날에 너는 어디 있었느냐?’고 물으신다면, 그 시인의 자기 빛을 싸들고 어디로 숨어야 할지조차 몰라 당황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께서 시인이시라면, 그 어떤 시인도 그분 앞에서 자신도 시인이라고 말할 수 없고, 감히 시선이라거나 시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할 자는 더더구나 없을 터. 하나님의 이름이 곧 ‘나(IAM)’이시라면 누구도 그 무엇도 그 앞에 ‘나’라는 호칭을 내세울 수 없는 것처럼, 또 나를 내세워 감히 하나님을 나 자신의 상대적 존재인 양 ‘당신’이라고 말할 수가 없는 것처럼, 창조주이신 그 분 앞에서 내 작품이 걸작이라고 자랑할 시인이 진정 있을 것 같은가?
모세가 이집트에 가서 그의 백성들에게 당당히 하나님의 이름을 들이대며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나님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의 여부를 하나님께 여쭈었을 때, 하나님의 한 마디 대답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나는 나야(I am that I am).' 한 마디로 하나님의 호칭이 ‘나’ 곧 'IAM'임을 밝히셨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스라엘백성들은 하나님의 ‘나(IAM)'을 입에 담지 못한다. 하나님의 호칭 앞에선 그저 두려움에 떨고 있을 뿐이다.
창조주 하나님을 인간 시인과 견주는 이유를 몰라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시인이 쓴 짧은 시 한 편의 걸작으로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사람들은 먼저 어떤 생각을 할까? 하지만 시는 짧다는 것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장시도 있고, 연작시도 있다. 한 편의 시로 한 권의 책을 만들 수 산문 시(a prose poem)도 있다. 시작(詩作)의 중요성은 편지 쓰기나 소설 쓰기와는 다른데 있다. 시 한 편을 단번에 써서 끝내는 경우는 없다. 시인은 한 편의 시를 쓰고 또 다듬고 잘라내고, 고치고 또 고치는 추고를 거듭한다. 막대기 하나를 가지고 새나 동물이나 사람의 모습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해 보라. 막대기 하나를 자르고 깎아내고 파고 다듬어서 원하는 모형을 만들어내려면 수없이 손질에 손질을 거듭해야 한다. 마치 모래나 바구니에 잔돌들이나 모래를 담아서 흘러가는 물에 물질을 해야 사금 한 톨을 건지는 것보다 더 많은 추고를 계속해서 한 편의 시가 탄생하게 되는 경우 그 작품을 일컬어 걸작(masterpiece)이라 말한다.
특히 시(peom)는 사람의 손질이 꼼꼼하게 많이 간다는 의미에서 시(詩)작품을 'workmanship' 또는 'handiwork'라고 말하는데, 특히 손으로 쓰고 자르고 다듬기를 계속해서 만들어진 작품이 시이다. 에베소서2장10절엔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workmanship)(NKJV)입니다.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만드셨습니다.’라고 작품성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