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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480): 하나님의 사랑에 반하는 가장 위험한 삶의 태도
사람은 아니, 미물인 곤충이든 공중을 나는 새든 그 어떤 동물이라도 각자가 사랑할 대상이나 자신에게 사랑을 베푸는 어떤 존재를 가까이 두고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보인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야 언제나 하나님의 사랑에 붙잡혀 살고 싶어 하고, 그분을 사랑하려고 애쓰는 건 더더욱 아름다운 당연지사가 아닌가 싶다.
우리끼리도 서로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라고 노래를 부를 만큼 서로 사랑을 주고받고 싶어 한다. 서로 몸과 마음이 예뻐지기 위해서일 수도 있지만, 애당초 관계가 좋기에 그런 노래가 나온 것일 수도 있을 터. 하나님으로부터 긍휼히 여김을 받는 자가 복이 있다는 게 주님의 간곡한 선언인데, 그 복을 누리길 바라는 자라면 하나님께 자신이 긍휼을 받을 자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은 어색한 억지가 아니라, 가장 자연스러운 자신의 진솔하고 진심 어린 태도여야 마땅하다(마5:7). 거지로 살면서 거지 생활이 어색하다면, 그의 깡통에 채워지는 먹거리가 부실하지 않겠는가?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신분 확인, 곧 우리의 진솔한 삶의 태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지 신분이면서 거지 아닌 척해도 안 되고, 거지가 아니면서 거짓 거지 노릇은 더더구나 안 된다. 죄인이면서 죄인이 아닌 척해서도 안 되고, 마음속에 죄인이 아니라면서도 거짓으로 죄인인 척해서도 안 된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신분은 있는 그대로 진실해야 한다. 우리 각자가 각자의 신분이 거짓되면, 단순히 신분증 위조로 거짓 신분의 삶을 얼마나 오랫동안 살 수 있겠는가?
우리 인간은 누구나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지은 첫 사람 아담의 자녀로 에덴의 동편으로 쫓겨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 중 하나로 죄인의 신분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사람이란 신분을 잃어버리게 된다. 내가 내 신분을 부정해도 나는 사람이 아니며, 내 신분을 거짓으로 숨겨도 사람이 아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이기에 죄로 인해 그 신분을 잃었더라도, 사람이 아닌 동물이 될 수는 없는 존재이다. 물론 동물보다 못한 존재가 될 수는 있지만,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뛰어넘는 동물이 될 수는 없다. 더구나 사람은 하나님께로 돌아가면 하나님께선 긍휼의 은혜로 받아들이신다. 이것이 인간 회복의 유일한 방법이다.
하나님의 긍휼이란 사랑은 모든 죄인이 하나님께로 돌아오도록 펼쳐놓으신 하나님의 구원의 길이란 사실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싶다. 그 사실을 증명하시듯 주님을 인자로 보내실 때 세례자 요한을 먼저 보내신 것도 그러하고, 하나님의 아들이신데도 불구하고, 인자(人子)라는 사람의 신분을 부여해 보내신 것도 그러하다. 우리 망가진 죄인들을 그래도 사람으로 받아들이시겠다고 친히 사람의 아들로 오신 것이 아닌가?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일컬어 은혜라고 말한다. 은혜중 은혜를 일컬어 긍휼이라고 말한다. 더 쉽게 표현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못 본 듯하면, 하나님께서 맨 마지막으로 꺼낸 카드가 긍휼이라고 이해하면 적합할 것 같다. 결국, 하나님의 긍휼을 외면하면, 진정 용서받기 힘든 교만의 죄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은혜를 조롱하면서 하나님을 비웃는 죄가 곧 오만한 행위요, 교만의 죄란 말이다.
잠언엔 ‘교만에는 멸망이 따르고, 거만에는 파멸이 따른다.’라고 경고하고 있다(잠16:18). 하나님 앞에서 용서받을 죄인이란 자신의 신분을 까맣게 잊고 자신만을 앞세워 사는 것이 파멸이 뒤따르는 교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