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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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미디어를 통해 ‘프로토콜protocol’이란 단어를 심심치 않게 듣거나 볼 수 있습니다. 본래 컴퓨터 영역에서 사용하는 ‘표준화된 통신 방법’을 의미하지만, 외교 의례와 의전, 전화 상담, 비상시 대처 방안, 사건 수사와 작전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게 응용되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분명하고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서로가 합의하에 만들어 놓은 일정의 규칙, 협약 등을 의미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도 사용되고 있으니, 특정 형식은 없어도 모든 생활에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각 민족과 사회에 존재했던 분명한 ‘예의범절禮儀凡節’이 무너진 오늘에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은 물론 처음 보는 낯선 사람 사이에 말과 행동을 주고 받는 현대적 감각의 프로토콜이 필요합니다.
예비 부부들을 교육할 때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지켜야 할 ‘선’을 이야기 해 줍니다. 부부싸움을 해도 서로의 선을 넘지 말라 합니다. 넘어간 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렵고 돌아와도 상대 마음에 발자국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모든 삶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일과 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힌 세상이라 해도, 살아온 세월에 쌓인 지혜로 선을 지켜내야 합니다. 어쩌다 별빛 수놓는 여름 밤 같은 일탈을 꿈꾸는 청소년이나 세월의 무게에 지친 중년이라 해도, 돌아올 수 있는 거리를 재고 움직여야 합니다. 갑자기 크게 저지르고 싶은 구매 의욕이 훗날 크레딧 카드 빚으로 남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 선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 것입니다.
협약은 함께 만들고, 함께 지켜나갑니다. 평상시는 물론 비상시에 취해야 할 행동 코드까지 정합니다. 부모에게 자녀는 함부로 해도 되는 대상이 아닙니다. 남루하게 보인다고 해서 마구 선을 넘으면 안됩니다.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관계를 깨뜨려서는 안됩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합니다만, 그 과정에서 무언의 협약, 도덕적인 의례, 문화에 베어 있는 도리까지 깨뜨릴 때가 제법 많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하나님은 최고의 모델이시자 본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깨뜨려도 하나님은 끝까지 지키십니다. 도망가는 사람을 따라가며 사랑해주십니다. 버려도 마땅한 사람을 버리지 않고 사랑하십니다. 우리 같은 형편 없는 재료들을 모아 하늘 사람이라는 멋진 요리를 만드십니다. 그 크신 계획은 우리가 다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의 프로토콜은 ‘내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고 끝까지 품고 죽기까지 사랑하자’입니다. ‘죽어도 사랑하자’입니다.
하나님 형상으로 지음 받았으니, 일상에서도 하나님 닮아야겠습니다. 팬데믹은 서막이었고, 경기 침체는 본막 같습니다. 세월과 풍요로움이 덮고 있던 인간의 죄성이 스멀스멀 기어나와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부닥칠 것입니다. 어느 때보다 신앙과 사람이 무너지는 소리가 크게 들릴 것입니다. 세상을 떠날 때가 된 줄 아시고도 끝까지 사랑하셨던 주님, 그 주님을 프로토콜 삼아 표준화해야겠습니다. ‘나를 내어주자.’ ‘끝까지 사랑하자.’ ‘끝까지 품자.’ 뭐 이런 것들로 말입니다. 그것만이 자기를 이겨내고 세상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이자, 목장 안에 서로를 끌어당기는 사랑이며, 브릿지 시대의 우리 교회를 이끄는 강력한 프로토콜이 될 것입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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