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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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사람이 있으면 달려가 싸인을 받고 사진을 찍습니다. 평소 존경하고 흠모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유명인과 같이 사진 찍으려는 모습을 제법 보았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의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이상하게도 저는 유명한 사람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이라 할지라도, 웬지 호들갑을 떠는 것 같아서 싫었고, 사람들을 제치고 내가 먼저 찍겠다 덤벼드는 모습이 좋아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진 찍기’를 좋아합니다. 제가 주로 찍는 사진들은 두 종류 입니다. 아름다운 자연 모습과 클로즈업 된 얼굴입니다. 교회를 드나들며 수시로 안 밖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우리 교회의 사계절은 제 사진기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습니다. 나중에 보실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우리 교회의 여러 모습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사람의 얼굴 모습도 찍습니다. 배경은 은은하게 처리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의 얼굴을 찍습니다. 클로즈업 된 얼굴에는 ‘사람’이 담겨있습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눈빛, 소박한 미소, 수줍은 주름을 담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여름성경학교나 나들이 때 모처럼 카메라를 손에 들면 멀리서 몰래 얼굴을 당겨 찍기도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은 예술입니다. 사진기라 하니까 비싸고 거창한 것을 생각하실지 모르는데,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를 주로 사용합니다. 언제나 찍을 수 있어서 좋고, 어지간한 카메라보다 성능이 좋습니다. 오래된 렌즈 카메라가 하나 있긴 한데, 그것은 멀리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끌어 당기고 싶을 때 맘 먹고 가지고 나옵니다. 아날로그 카메라와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굵직한 셧터 소리가 나는 그 카메라는 사람들 얼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을 만들어 줍니다.
이제 사진을 좀 찍어보려고 합니다. 유명한 사람과 함께 찍는 사진 아니고, 제가 좋아서 찍는 풍경이나 얼굴 사진도 아닙니다. 우리 교회 식구들과 함께 찍는 [가족사진]입니다. 몇 년 전부터 함께 사진을 찍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조금 늦어졌습니다. ‘지금’이라는 시간은 항상 좋은 시간이며, ‘여기’라는 장소는 함께 살아가는 우리 자리입니다. ‘지금’이라는 시간은 항상 젊은 시간이며, ‘여기’라는 곳은 모두 이어진 삶과 사랑의 현장입니다. 그래서 누구하고든지, ‘지금’ ‘여기’에서 찍는 사진이 언제나 좋습니다. 앞서 생각하시는 분들은 목사님이 은퇴 후에 보고 지낼 사진을 찍고 싶은가보다 짐작할 지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찍습니다만 꼭 은퇴가 아니더라도 필요합니다.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보며, 두고두고 생각하고, 마음 길을 따라 기도하며, 보고싶어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정한 시간 없이 오다가다 사진을 찍겠습니다. ‘우리 사진 찍을까요?’ 하면, 얼른 다가오세요. 가장 좋은 사랑의 표정, 가장 행복한 미소로 서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곁을 지나갈 때에 저에게 사진 찍자고 요청하셔도 됩니다.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찍으면 좋겠습니다. 배경 사진 아니니 무슨 옷 입었는지 염려하지 마세요. 얼굴 사진이라고 너무 꾸미시면, 나중에 누군지 몰라 볼 수 있으니 있는 그대로가 좋습니다(^^). 한 주에 몇 가정씩 찍는다 해도 일년이 넘을 것입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천천히, 그러나 빠짐 없이 [가족사진] 찍읍시다. 우리는 주안에서 [가족]입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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