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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90): 사람 이야기 19
창조주 하나님과 사람과의 관계의 단절로 인해 사람이 떠안아 변화된 게 무엇인가? 나는 단지 사람뿐만 아니라, 온 우주만물의 존재감 상실로 보았다. 물론 생명의 실종이니 존재감 상실이야 결과적으로 당연지사이지만, 모든 존재가 곧 온 우주 만물의 혼란의 핵심이 돼버린 사실을 누가 부인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중 가장 좋은 예가 모든 생명체들이 거하는 터전이 땅인데, 그 땅이 먼저 존재감을 잃었으니 그로 인해 땅에서 ‘가시와 엉겅퀴가 나오게 되리라’는 저주로 땅의 존재감 상실의 실체를 보여주신 분이 땅을 빚어 모든 생명체의 생명의 터전으로 제시하신 분이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온 우주만물을 지으신 분이 창조주 하나님이시라면, 그 존재의 질서 혹은 생명질서를 망가뜨린 자는 만물의 영장으로 지음 받은 사람이라는 사실도 특별하다면, 무척 특별하다 할 것이다.
결국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존재감을 잃게 되자, 남녀 한 쌍인 아담과 하와가 살아갈 유일한 터전인 땅이 그 존재감을 잃어버리고, 땅이 감당해야 할 제 몫을 다하지 못하게 되자 온갖 비극의 온상이 돼버렸다. 결국 땅에 뿌리를 박고 있는 모든 존재가 존재감을 잃어버리게 되었으니 땅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모든 생명과 그 생명을 살아가기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소유하고 있던 땅이 혼란에 혼란을 거듭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더구나 땅을 지어 창조주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그 관리를 맡기셨으나 그가 땅을 제대로 관리할 수가 없게 되자 낙원을 지키기 위해 에덴 동편으로 그들 부부를 내치셨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을 모두 완전하게 지음을 받았지만, 그래도 땅의 저주 속에도 하나님의 긍휼의 은혜가 자리 잡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더구나 왜 완전하게 창조하신 피조물이 타락할 수 있는가라고 누가 묻는다면, 타락은 완전한 데서 시작된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애당초 하나님의 피조물로서의 사람을 완전치 않게 지으셨거나 전혀 망가지지 않도록 지으셨다면, 전지전능무소부재하신 하나님께서 그에게 선악의 지식을 시험문제로 제시치 않으셨을 것이다.
그렇다. 창조주께서 하실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다른 하나님을 지으실 수 없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이와 정반대로 사람들은 하나님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무엇이든 그들의 손에 붙잡히면, 그것들을 이용해 수많은 신들(gods)을 만들어 섬기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옛날에도 있었고, 지금도 존재한다. 아삽의 시 82편에 하나님께서 이런 신들을 심판하시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하나님께선 그들의 무능을 질책하신다. 5절에선 ‘가장 높으신 분의 아들들을 신들’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사람들처럼 죽을 거라도 단정하신다. 하나님의 아들들이니 신들(gods)인 것은 맞지만, 육신을 입은 하나님의 아들들은 모두 죽는다고 밝히신 것이다. 신이 된다 해도 인간은 모두 죽을 운명이라는 걸 말씀하신 것이다. 영원한 생명은 결국 육신의 죽음 이후에 영원으로 이어진다. 인간의 이러한 만고의 불치병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은 단 한 가지 영원하신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이다. 집을 나간 탕자가 아버지와 온 가족들과 관계를 회복하고 살아날 길은 자신이 돈에 의존해서 떠나온 아버지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회복 외엔 자신의 노력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무 것도 없다.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만이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의 영원한 회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