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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93): 사람 이야기 20
오늘 여기에 올리는 글은 ‘사람 이야기’ 20번 째 글이다. 글은 내가 쓰고 있지만, 사람 이야긴 사실 사람을 지으신 하나님의 ‘그 말씀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쓰는 글이니 엄격히 말해서 내가 쓴 창작 글이 아니다. 앞으로 이 글을 얼마나 오랫동안 더 지속할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늘은 고린도전서11:3절의 말씀, ‘그런데 각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요, 여자의 머리는 남자요,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나님이신 것을, 여러분이 알기를 바랍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 적은 글이지만, 사람의 생명관계의 질서가 하나님과 그리스도와 연결된 데서 시작되었다는 걸 간단한 한 마디로 요약한 글이다. 교회 밖에선 여권이 얼마나 신장되었는지 자랑하고 있고, 교회 안에서조차 바울이 알기를 바라면서 전한 고전 11장3절의 말씀을 명확하게 전하는 일에 부담감을 가진 사역자들이 많은 것도 알고 있다. 사람은 원래 육신을 가장 하찮다 생각하는 먼지로 지으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고유의 영상인 영(靈)을 불어넣으셔서 영적 인간으로 지으셔서 지상의 모든 피조물들을 보호하고 관리하도록 하셨기에 사람의 생명질서가 어떠하다는 걸 사람에게 알도록 바울을 통해 전하신 그 분의 큰 뜻이 있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각자 사람 곧 남자의 머리는 사람의 아들이시면서 메시아로 땅에 오신 그리스도이심을 말하고, 여자의 머리는 바로 남자이고,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나님이신 것을 알도록 그 생명질서를 말씀하신 것이다. 아마도 사람들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두 번째 ‘여자의 머리는 바로 남자이다.’란 말일 것이다. 그래서 그 순서도 남녀동등이 아니라, 여남(女男)동등이라고 바꿔 부르며 여기저기서 목소리를 높인다. 남성으로 표기하는 하나님조차도 싫어서 여신(女神)을 만들어 섬기는 걸 보면서, 여자가 남자의 머리가 아니라, 남자가 여자의 머리라고 하신 하나님의 질서를 진정 차별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지 묻고 싶다.
남녀의 선후관계란 하나님의 생명질서 유지를 위한 것인데 그 생명질서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선후관계를 차별이라고 우기며 바꿔놓으려 한다면, 가장 먼저 부부의 가정과 자녀들 사이도 뒤죽박죽이 되기 십상이다. 중요한 것은 한 가정에서의 남자와 여자의 선후관계란 개개인의 능력과는 무관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어느 한 편이 머리가 좋다거나 선악의 지식에 의한 판단이 좋아서가 아니라, 단지 가정에서의 남녀선후가 뒤집어져선 안 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부부가 어떤 물건을 사러 갔을 때 고르는 능력은 그 것을 주로 사용하는 아내의 선택이 남편의 안목보다 좋을 수가 있다. 그 때 옆에서 남편이 아내의 선택을 인정해주고 동의해 주는 것이 선후관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고, 남편의 머리됨의 질서를 인정하고 남편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것이 곧 순종이다. 아내가 스카프 하나를 골라놓고, 남편에게 ‘이것 어때요?’라고 물을 때 남편은 ‘아주 좋아요, 당신에게 잘 어울려요.’라고 응답해주는 사소한 대화 속에서도 남편과 아내의 선후가 지켜지는 것이고, 대신 남편이 다른 것을 골라주었을 때 아내가 더 기뻐하는 모습 속에서 선후관계가 원만하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사실 남녀가 하나일 때 그것이 곧 부부이다. 둘이 하나가 되면 선후관계가 유지되고, 선후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되면, 온 가정의 생명질서가 기본적으로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