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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94): 그 말씀에서싹튼 생명의 씨앗들(4)

 

1. 인류의 첫 아들인 가인이 그의 부모가 에덴의 동편으로 쫓겨나온 뒤 정착한 어느 곳에서 태어났다. 첫 가정은 에덴에서 이미 뒤틀리고, 마비된 그대로였을 때, 그 첫 가정에 첫 아들인 새로운 생명체가 그들의 몸에서 태어난 것. 비극적 상황은 에덴을 쫓겨난 상태에서 더더욱 악화된 그대로였지만, 인류 첫 부부사이에서 첫 아들이 태어나 새 가정의 탄생을 알리게 된 사건은 진정 새로운 생명이 자신들의 몸에서 죄로 인해 쫓겨나 에덴의 동편에서 사는 동안 잉태된 것이니 진정 기쁨보다는 오히려 놀라운 사건이었을 것이다. 진정 부부로서 첫 경험인 기적과 같은 대 사건이었다.

 

어쩌면 첫 아들 가인의 울음소리는 더더욱 컸을 것 같고, 그의 부모는 너무나도 신기해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을 것 같다. 세상은 지금에 비하면 고요함 그 자체였으니, 첫 아이 가인의 울름소리와 부모의 놀람은 상대적으로 훨씬 크지 않았겠나 싶다.

하지만 그들 부모로선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비극적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인과 아벨을 이미 성장해서 각자의 일자리를 갖고 있었다. 가인은 농부였고, 아벨은 양치기 목자였다. 두 형제는 직업 때문에 갈등이 있었을 것 같지도 않고, 단출한 식구들 사이에 탐욕으로 인해 부딪칠 일도 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가인은 땅에서 거둔 곡식을 주님께 바쳤고, 아벨은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바쳤다. 주님께서 아벨과 그의 제물을 받으셨고, 가인이 바친 제물을 받지 않으셨다. 결국 주님께서 주님이 좋아하시는 제물과 바친 아벨을 좋다고 판단하시고 받아들이셨지만, 가인과 그의 제물을 하나님께서 좋아하시지 않으셨기에 받지 않으셨다.

 

빛으로 시작해서 하루하루 지음이 끝나면 좋다고 표현하셨다. 하나님께선 좋아하시지 않는 것을 창조하신 기록이 없다. 하나님께선 가인과 아벨, 그리고 그들의 제물을 통해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보여주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제물은 제물을 바치는 당사자의 마음까지 살피시고, 받으신다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셨다. 곡식이나 양과 그 기름을 제물로서 다 받으실 수는 있지만, 제물을 바치는 자의 마음을 중시하셨다면, 제물의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닌 제물을 바치는 자의 마음이 문제일 때 하나님께선 받지 않으신다는 것을 분명이 구분하신 것이다.

 

가인은 하나님께 제사 드렸을 때 온전한 마음이었다면, 자기 제물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 하나님께 여쭤보고 다른 것으로 바꿀 수도 있었고, 마음의 문제였다면, 마음을 고쳤을 때 사태는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되었을 것이다. 허나 왜 내 것을 받지 않고, 아벨의 것만을 받았는가?’라는 질투심의 유발로 동생을 자기 일터로 불러내 죽여, 살인을 저질렀다.

에덴에선 첫 사람 부부가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따먹어 하나님과의 영적인 단절로 죽은 것이지만, 에덴의 동편에서 벌어진 첫 살인은 형제 사이의 질투로 인해 저질러졌다. 하나님의 첫 가정이 이처럼 죽음으로 이어져가는 것을 보게 된다. 형제간의 질투요, 하나님을 향한 미움은 종교적 살인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인간이 하나님과 단절되면 인간은 하나님의 생명을 잃고, 무덤을 향해 질주하는 죽음을 살아갈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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