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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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합시다.

관리자 2023.10.07 18:01 Views : 94

낯선 곳에 가면 호기심과 두려움이 함께 밀려옵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두려움을 이겨내지만, 누군가는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음이 크게 움추려들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나를 지배하느냐에 따라 그 순간의 활동과 정서의 폭이 달라지며, 삶의 질 또한 크게 달라집니다.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되면 누구나 아침 식당 메뉴 앞에 무엇을 주문해야 할 지 몰라 움츠려 듭니다. 이럴 때 눈치 빠른 웨이트리스는 요즘 이런 것이 잘 나간다며 살짝 알려줍니다. 그러면 마치 이전부터 그 메뉴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주문합니다. 지혜로운 한 사람의 친절이 다른 사람의 작은 두려움을 이기도록 도와준 것입니다. 그런 경우는 많습니다. 낯선 곳에서 교통경찰이 멈추라 할 때의 당황스러움, 처음 은행 구좌를 오픈할 때의 막막함, 갑작스러운 몸의 이상으로 ER에 들어갈 때의 두려움, 유학 온 첫 수업에 들어갔을 때의 외딴섬 같은 느낌, 처음 가본 나라의 공항에서 겪은 문화의 이질감, 영주권이나 시민권 때문에 이민국 직원을 만날 때의 중압감, 고속도로에서 낡은 차가 멈춰 설 때의 황당함 등 우리는 많은 것을 겪어 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 관계된 사람들의 친절이 있었고, 그로 인해 낯선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스스로 무엇이나 다 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위치, 장소, 때가 있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위치, 장소, 때가 있습니다. 유명과 무명, 신분과 직업, 빈부귀천이 상관없습니다. 내 영역에서 내가 도움을 주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내가 도움을 받습니다. 나에게 친절한 한 사람으로 내 마음이 편해졌다면,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한 사람으로 살아야 합니다. 흔히 말하는 ‘갑질’이란, 미성숙한 사람이 자신의 위치나 상황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누리는 ‘불친절한 권세질’입니다. 이에 대하여 ‘을질’이라고 말하는 것은 미성숙한 사람이 자신의 위치나 상황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누리는 ‘불성실한 권세질’입니다. 갑질이나 을질은 그리스도인의 자세가 아니며 그리스도인의 문화도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한 사람의 친절이 두려움을 이기게 해주며, 한 사람의 성실히 마음을 편하게 함을 기억하고 삽니다. 

 

친절합시다! 어디에서 누구에게나 잘해줍시다! 조금 더 친절하고 조금 더 부드러우면 됩니다. 조금 더 부지런하고 조금 더 신실하면 됩니다. 조금 더 배려하고 조금 더 사랑하면 됩니다. 그리스도인의 친절은 마음에서 비롯된 신앙이며 사랑이자, 결국 그 사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 드리는 일상의 선물입니다. 소자 한 사람에게 잘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며, 소자 한 사람에게 잘못한 것은 결국 나에게 잘못한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도덕의 친절이든, 신앙의 친절이든, 그리스도인들은 친절이 몸에 배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병원 나들이의 모든 과정에서 받았던 [친절] 때문에, 힘든 중에도 크게 마음 편할 수 있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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