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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427): 인간은 타고난 싸움꾼인가? 2

 

아내가 성경을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해 불평하듯 자주 물어보는 말이 한 가지 있다. 왜 성경에는 싸움이 그토록 잦고, 잔인한 살육이 왜 그렇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지 마음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무자비한 그런 살육 장면과 마주할 때마다 인간의 잔인함을 이해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줄 수 없는 나로서도 불편하기는 아내와 같다. 그런데 그런 경우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건 하나님을 단순히 전쟁의 신(the God of war)’으로 묘사하는 장면에 대해선 설명이 없어 이해하기 더욱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편 247-10절의 말씀을 보면, 하나님께선 전쟁의 신이 아니라, 오히려 영광의 왕이심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8절에서 영광의 왕을 설명하면서 힘이 세고 용맹하신 주님이시다./전쟁의 용사이신 주님이시다.’라고 밝힌 것을 보게 된다. 세상에서 사람들이 일으키는 전쟁 혹은 싸움은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사람들이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그와 정반대되는 사람들에 의해서 싸움이든 전쟁이든 일어나는 걸 볼 수가 있다. 그런 면에서 세계사는 전쟁사라고 말할 수가 있을 만큼 인간의 삶이 곧 전쟁이요, 싸움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 만큼 크고 작은 싸움 혹은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 그러니 인간은 타고난 싸움꾼인 게 맞다. 싸우는 것이 주 임무인 군인들은 어느 나라에도 있어야 하고, 아주 작고 약한 것이지만, 하다못해 모기나 파리도 우리에게 언제든 싸움을 걸어오는 적이고, 이름도 모르는 바이러스도 부지불식간에 우리와 싸움의 대상으로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존재이니 그런 싸움의 대상을 만나면 현미경이 또한 그들을 물리칠 싸움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지난 3년간이나 세계의 모든 사람이 코로나라는 적과 참으로 오랜 싸움을 하지 않았던가? 코로나로 인한 전사자가 얼마나 많았으며 그들과 일선에서 싸운 전사들이 또 얼마나 많았는가? 하기야 마스크를 만들어 혹은 접종 백신을 만들어 부자가 된 사람, 혹은 많은 기업이 있는 걸 보면, 그런 선한 싸움꾼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고마워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싶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적들을 만들어 내 세상을 어지럽히고 더럽힌 것들은 우리 인간의 타락 때문이기에 그들과 싸움의 무기는 주님의 거룩하심밖에 없다. 세상의 모든 적을 물리치실 분은 거룩한 영광의 왕, 한 분이시기에 죄악에 물든 세상과 거룩하신 하나님의 관계는 그 자체가 애당초 평화의 파트너가 될 수 없기에 적폐의 대상으로 사라지든가, 아니면 온전히 하나님의 구원에 손길에 자신을 맡기든지, 양자택일만이 존재한다.

물론 그런 표현이 오히려 하나님을 배제하고 서로 싸우는 모든 피조물과의 전쟁을 담당해 평정하실 분은 거룩하신 하나님 외에 누가 있을까, 이것을 생각하면서 전쟁의 신 하나님의 존재야말로 인간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의 전쟁을 승리로 끝내 평화를 가져다주실 분은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하나님 외에 다른 존재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오늘 에스더서를 읽는 중에 이런 구절은 만났다. 처음엔 너무나 잔인한 구절이라 생각돼 마음이 불편했던 게 사실이다. ‘열두째 달인 아달월 십삼일 하루 동안에, 유다 사람들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그들의 재산을 빼앗으라는(에스더3:13)’ 조서를 왕으로부터 하만이 받아내 유대인을 말살하려는 인종청소계획을 실현에 옮기려는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하만은 그 일을 수행하기 위해 왕에게 돈까지 건넨 걸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선택해 이스라엘 백성을 만드신 이유가 바로 그 백성과 나라 중에 아들 그리스도를 보내서 온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시려는 거룩한 뜻을 이루시기 위해선 하나님께서 잔인한 싸움꾼인 하만과 싸우실 수밖에, 하지만 하나님의 싸움은 사람을 살리려는 선한 뜻임을 도피성 설치를 통해서 미리 보여주셨다. 하나님께선 보복의 싸움을 용납지 결코 않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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