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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축제를 향한 기쁨의 여정 13
부활은 진정 주님의 승리 축제이며, 하나님 아버지만의 기쁨이었을까?
결코, 아니다. 오히려 영원한 생명을 부여받은 크리스천 모두의 영원한
기쁨의 축제이다.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는 베푸시는 분,
우리는 하나님과 그 아들을 통해 베푸신 은혜로 영원한 생명을 얻은
측량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의 핵심인 긍휼을 옷 입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중 누구도 전혀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죄 가운데서 풀려난 자유와 환희의 축제의 주인공들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축제 이전,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모습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처절했고, 또 비참했다.
단벌옷마저 벗겨져 로마 군인의 손에 들어가 그 피 묻은 옷을 서로 가지려고 제비뽑기로 장난쳤던 장면이
벌거벗기신 채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우리가 범한 모든 죄가 만천하에 샅샅이 드러난 걸
경험하게 된다. 더구나 주님께선 두 범법자 사이, 아니, 어쩌면 우리 죄인들 가운데 갇히셔서 무죄하신
의와 진리의 주님께서 머리엔 험상궂은 조롱의 가시관으로 짓눌린 채 양손 양발이 모두 대못에 박혀
그 흉악한 십자가 위에 달리신 채 창에 찔려 물과 피를 온통 쏟아내신
그 슬프고 처참한 모습이 나와 너 우리 모두의 죗값이라는 걸 깨달으면서도
십자가 위에서 뚜렷하게 유언처럼 말씀하신 일곱 마디 말씀 중 다섯 번째의 주님의 말씀이 먼저 생각난다.
우린 가끔 실수로 우리 몸에서 피가 나오는 걸 경험하지만, 피와 물을 구별해서 따로 말하는 예는 없다.
그러나 사도 요한은 그 처형 현장에서 창에 찔린 주님의 몸에서 ‘피와 물’이 흘러내린 사실을 목격하고 분명하게
기록해 두었다(요19:34). 우리 몸에서 물과 피가 모두 빠져나가면 그것은 온전히 육체의 죽음이다.
그러기에 가상칠언(架上七言) 중 다섯 번째인 ‘나는 목마르다’란 말씀으로 주님의 육신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리신 것이 아닐까?
몸에서 피와 물이 빠져나온 주님의 몸 상태가 거의 죽음의 상태였던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지만, 주님께선 인자로 땅에 오실 때 입으셨던 자신의 육체를 십자가에 달려 우리
모두의 죗값을 치르실 때, 주님께선,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처럼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 아버지께 맡기신 후 인자(人子)로서 옷 입으셨던 자신의 육체를 모두 내려놓고 가시겠다는 사실을 사랑하는
제자 요한에게 기록해두도록 묵시적으로 당부하신 것은 아닐까?
죽음과 주검의 모습을 주님의 십자가 현장에서 깨달을 수가 있었다(눅23:44-56).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채 낮 열두 시쯤 되었을 때, 어둠이 온 땅을 덮어서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된 가운데,
해가 빛을 잃은 상태에서 성전의 휘장이 찢어졌다. 어쩌면 세상은 온통 암흑인데 대신 하늘의 문이
활짝 열린 모습이다. 주님은 숨을 거두시기 전, 하나님 아버지께 자신의 영혼을 부탁하셨고,
주님의 주검은 착하고 의로운 아리마대 요셉에 의해서 돌무덤에 안장되었다. 죽음과 주검의 행로는 서로 다르다.
영혼은 아버지 품에, 주검은 부활의 터전인 땅으로! 우리 최후의 소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