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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458): 그 말씀에 뿌리 박힌 생각들
인간의 왕권은 그 자체가 하나님께 도전이다.!
이스라엘의 건국의 아버지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선 개인적으로 아브라함을 갈대아 우르에서 불러내셔서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라 하셨지만, 시작부터 집안의 어른인 아버지께 붙들려 하란으로 가게 된다. 어쩌면 아브라함은 그 가정의 왕인 아버지에게 붙들려 하나님의 부르심을 외면하고, 가나안 땅이 아니라,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강 중간 북쪽인 밧단아람에 위치한 하란에서 터를 잡고 살게 된다.
아브람이 결혼했지만, 아버지의 집에서 독립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그늘에 머물러 있던 걸 보게 된다. 인간의 가정이 하나님의 창조로 시작되었고, 인간의 가정은 결국 하나님의 가정 안에 들어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하나님의 가정의 식구로 살아가도록 계획된 것이지만, 인간의 가정이 하나님의 가정보다 우위에 두고 살고 있었다는 뜻이다. 한 가정의 아버지의 권위가 눈에 보이지 않은 하나님의 권위보다 앞서 있었다. 아브람은 갈대아 우르를 떠났으니 땅 위, 곧 바빌론의 왕권에선 벗어났지만, 가정의 왕인 아버지 데라에게선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날에도 모든 가정의 형편은 대동소이하다. 아버지의 가정의 자녀들이 결혼했더라도 아버지의 보호와 사랑이란 혈육의 끈에서 독립하지 못해 매여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본다. 물론 그들이 결혼해서 독립해 살더라도 자신을 낳은 부모를 사랑하고 돕고 싶은 마음은 효도에 속하긴 하지만, 아브라함처럼 하나님께서 그를 부르셨는데 그의 아버지가 앞장서서 이끌고 우르를 떠나 하란에 머물러 살게 된 걸 보면서 아브라함이 결혼을 하고서도 그의 아버지 데라의 왕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나님의 가정의 왕권이 무시당한 걸 볼 수 있다. 결국, 하란에서 아버지 데라가 죽자, 아브람은 다시 부름을 받고 하란을 떠나 약속의 가나안 땅으로 들어간다.
어쩌면 한국인의 가정에서 부모의 왕권은 자녀들에게 훨씬 더 강하고 큰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인들의 가정의 형편을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다만 주님을 믿는 가정의 자녀들이라면, 하나님께 맡겨진 자녀이고, 부모들의 기도는 자녀들을 위한 기도인데, 자기 아들이 하나님을 섬기고자 할 때 육신의 부모가 그 길을 막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부모 자신의 자녀들이 스스로 하나님께 순종할 수 있는 자유를 부모가 막을 수는 없다는 걸 말하고 싶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하나님과 그분의 복음이 어떻게 우리에게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를 안다면, 자녀들이 하나님을 섬기려는 그 어떤 일도 부모가 막을 수는 없지 않을까? 우리 이방인들에게까지 복음을 전하시려고 부활의 주님께서 바울 사도를 이방의 사도로 불러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하게 하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복음을 믿어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면, 가정의 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왕권 행사는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다윗도, 솔로몬도, 르호보암도 여로보암도, 그들의 왕권이 어떠했든지 간에 모두 왕권을 내려놓고 떠났다. 만왕의 왕이신 주님의 왕권만이 영원하다는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