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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459): 하나님, 그 말씀의 본질을 찾아서 7
에덴의 최후: 뱀의 유혹과 인간의 타락 4
무화과 나뭇잎으로 몸을 감싼 아담 부부는 ’그 날 바람이 불 때 동산을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창3:8).‘ 에덴동산의 분위기 묘사이다. 하나님의 소리란 그분의 목소리가 아니라, 동산에서 거니시는 소리를 말한다. 아마도 때가 가을이었다면, 낙엽 밟는 소리라고 짐작해 볼 수도 있을 터. 실제로 우리가 가을 숲을 거닐면서 자연의 낙엽 소리를 하나님의 거니시는 소리로 귀담아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 부부는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나무 사이에 숨었다. 요즘도 부모와 자녀가 산에 가면 숨바꼭질을 하면서 나무 사이에 숨는 경우를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에덴이란 낙원에서조차 숨바꼭질이 아니라, 죄책감에 하나님을 피해 숨어야 하는 삶, 그들 부부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들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드디어 하나님의 목소리가 등장한다.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 아담이 어디 있는지를 몰라서 물으신 건 아니다. 아버지와 술래잡기를 해본 순전한 어린아이라면, 술래가 된 아버지가 자신을 빨리 찾아주기를 바라며 숨어있다. 아버지가 숨어있는 아이를 정말 못 찾는다고 생각해 보자. 아버지는 금방 걱정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아버지가 진짜 자신을 못 찾는다 싶으면, 아이는 자기 몸을 먼저 드러내 아버지에게 까꿍 하며 자신을 드러낸다. 아이는 아버지를 못 찾을까 걱정한다.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는 그처럼 가까운 관계, 손수 지으신 아담의 아버지이시기 때문이다. 아담은 동산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음성을 듣고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노라고‘ 고백한다. 하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알렸느냐?‘ 동산에는 벌거숭이라고 놀릴 사람도 없었다. 다만 죄책감에 스스로 숨었고, 무화과나무 잎으로 자신을 가렸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 정곡을 찔러 말씀하셨다. 아담은 아내 하와를 핑계했고, 하와는 뱀을 핑계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뱀에겐 아예 묻지 않으셨다.
사람과 같은 인격체가 아니란 지적이다. 뱀에게 일방적으로 내린 하나님의 형벌은 모든 동물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살아있는 동안 흙을 먹으리라고 저주하셨다. 사실은 모든 동물보다라는 표현을 보면, 다른 동물도 인간의 불순종으로 땅이 저주를 받으면서 그 위에 살아가는 모든 것이 저주 아래서 놓이게 되었다. 뱀이 흙을 먹고 산다는 건 무슨 뜻일까? 뱀 외에 다른 동물들도 흙을 먹고 살 수 있다면, 먹을 것 걱정은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하늘을 나는 새를 제외하고, 땅과 땅에 있는 것들 모두가 뱀의 먹잇감이라면, 땅 위에 세워진 세상은 곧 뱀의 먹잇감이 된다는 건 아닐까? 사탄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제외된 것은 무엇일까? 뱀에겐 ’배로 다니고‘란 저주가 내려졌다. 아담과 하와를 넘어지게 만든 뱀은 처음에 사람처럼 걷는 존재였다는 말인가? 어쩌면 뱀이 사람의 모습으로 변장해 첫 사람에게 접근해 유혹해 넘어지게 한 것이 아닐까?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사탄이라 호통치신 걸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