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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삶과 생각 모닥불 앞에서 떠오르는 낱말들 5

 

 

첫 가정의 타락과 기능 상실 2

첫 가정의 타락과 기능 상실이란 말의 뜻이 무엇인지 더 자세히 살펴야 할 차례가 된 것 같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첫 사람 아담과 하와 남녀의 선후가 그 반대로 하와와 아담이란 여()와 남()의 선후가 바뀐 현상을 보게 된다. 이런 구조를 세상에선 여남 동등권이라고 거창하게 말하기도 한다. 앞서 살핀 대로 여자가 남자로부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하나님께서 엄히 금하셨다는 사실을 혹시 듣지 못한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하와가 뱀에게 유혹을 받을 적에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걸 실토한 걸 봐서 하나님의 경고를 남편에게서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하와는 자신의 의지로 뱀의 유혹에 단독으로 맞서 호의적으로 대결한 걸 본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금언이 생겨나기 전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남편이 미리 경고하지 않았더라도 아내가 유혹자를 만났을 때, 남편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남편으로 인해 지음 받은 아내가 한 몸 부부로서의 기본 태도가 아니었을까? 더구나 남편이 금한 나무 열매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금하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였는데, 남편이나 하나님의 결정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부담 없이 금단의 열매를 따서 먹고 남편에게 주어 먹게 한 걸 보면, ‘먹지 말라, 따 먹는 날엔 죽는다.’란 하나님의 유일한 부정명령을 감히 자신의 눈에 보기 좋았고, 맛있어 보인다는 자신의 판단만을 믿고 따라 하나님의 엄한 금령을 무시해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그녀가 하나님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쾌감을 느꼈을까? 하와는 하나님의 금령과 남편의 의지를 앞장서 꺾어버린 것이다. 하나님의 첫 사람의 유일한 가정이 깨져버린 것이다. 첫 번째 가정의 기능 상실이다.

한 가정에서 집안에서 쌀독에 쌀이 있느냐, 없느냐를 챙기는 것이 안주인인 아내의 몫이라면, 쌀독이 비었다는 아내의 말을 들으면, 남편은 시장에 가서 쌀을 사 오는 것, 간단히 말해서 남편은 바깥주인, 아내는 안주인이라는 그 선후가 분명할 때 가정에서의 남녀의 선후 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가정에서의 남녀관계는 개인의 능력에 따른 선후 관계 정립이나 남녀 간 성차별이 아니라, 하나의 가정이 온전하게 유지되려면 서로 다른 의견이 생길 때 어느 한 편의 일방적인 권리행사가 아니라, 상대의 동의를 끌어내 매듭짓는 결정이 나와야 한다. 남편이 아내의 의견에 동의하거나, 아내가 남편의 의견에 동의하거나, 어쨌든 남편의 결정으로 이뤄지도록 지음 받은 가정의 모습을 잊지 않아야 한다.

첫 가정의 모습이 어디서 생겨났다고 생각하는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라면,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이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신랑이시라면, 우리는 모두 그의 신부이다(열처녀 비유). 여기서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의 관계와 그 위치를 생각하면, 우리의 각각 가정이 하나 되어 모두가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형님이나 오빠로 부르든지, 세 식구인 하늘의 가정이 우리가 가정으로 유지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 인류의 조상 첫 사람 부부 사이에선 분명히 아내의 잘못이 있었지만, 아담은 하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와가 주는 열매를 얻어먹은 것을 볼 수 있다. 사실은 남녀는 한 몸이기에 어느 한 편이 잘못은 공동운명체로 같이 책임이 있다. 오늘의 가정에서는 에덴에 있었던 첫 가정에서 교훈을 받아 가정의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가정에서든 사공이 많거나 어느 한 편의 독단이 강하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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