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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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과 여행

관리자 2024.05.25 23:05 Views : 55

 ‘시간과 물질 여유가 있다면 뭐 하고 싶으세요?’ 자주 묻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꿈과 관련되어 있으니, 자신을 성취하려는 대답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가끔 비전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쉼’과 ‘여행’을 이야기합니다. 특정한 곳을 가고 싶거나 특별한 것을 보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냥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묻어있는 대답입니다. 인생 무게가 담긴 ‘생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제도 안의 정당한 ‘간섭’조차도 다소 버겁게 느껴지는 것, 이해합니다.

 

우리는 분주하게 살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야 하지만, 생업과 직장 때문에 삶의 여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촌으로 좁아진 세상 유속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고, 정보의 홍수 속에 알아야 할 것이 많아지니 저절로 바쁩니다. 남들 하는 것 안 하면 촌스러운 바보 같아 싫고, 인생의 표준 스타일이 있는 것처럼 따라가자니 황새 좇는 뱁새 모양입니다. ‘인맥’의 명분으로 챙겨야 할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나이에 맞는 사회활동이라며 여기저기 자리 지키는 것도 그렇습니다. 눈 뜨면 움직이고 눈 감으면 잠자는 동안에, 어느새 생각지 못했던 나이 숫자 앞에 ‘자각’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차수次數를 거듭하는 산업혁명과 미래의 선봉에 세우기로 작정한 AI는, 본래의 취지와 달리 인간의 삶을 더 바쁘고 더 허전하게 만들 것입니다. 쏟아져 나오는 대용량 정보들은 ‘지식’의 궤도를 벗어난 고속 엘리베이터처럼 현기증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자연재해, 전쟁, 경제 비관, 양극 이념, 불평등, 음모론, 사회적 고독, 노령화, 저출산, 민족 이기주의 등 다양한 사회현상들은 통제 밖의 문화를 형성하면서 우리 지각을 한층 더 어둡게 만들 것입니다. 지난날의 듬직한 나와 달리 실망스러운 오늘의 나를 만나야 하는 찐한 자기 연민도 이에 한몫을 더할 것입니다. 칠십 년 전에 회자된 ‘고독한 군중 - 군중 속의 고독’ 개념은 21세기를 출발한 지 이십 년도 넘은 지금, 기하급수적으로 우리 안에 견고한 터를 잡고 있습니다. 

 

새로워지고 싶지요? ‘멈춤’과 ‘쉼’에서 출발하세요. 학교생활 10분의 휴식은 지난 시간의 보상이기도 하지만, 기실 다가올 시간을 위한 준비입니다. 마지막 수업 뒤에는 쉼 없는 하교만 있을 뿐이니, 틈틈이 허락된 10분은 미래를 향한 기운입니다. ‘쉼’은 미래의 산소 공급장이며, 좋은 쉼은 좋은 미래를 만듭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한국을 방문했거나 가까운 날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북미 중남미 유럽이나 타주에 여행 다녀오는 분들도 제법 많습니다. ‘여행’이 아닌 다른 것에서 ‘쉼’을 찾는 분들도 많습니다. 알 수 없는 오늘의 분주함을 내려놓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말씀을 벗어난 각종 ‘또래 압력’에서 자유롭게 되기를 바랍니다. 땅을 보고 살아온 시선이 하늘 향해 고개 들고 심호흡하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으니 이왕이면 영원에 잇대는 쉼(안식)의 훈련이기를 바랍니다. ‘여행’을 줄여 말하면 ‘쉼’이며, 좋은 쉼은 새 날을 만드는 오래된 신생 에너지임을 잊지 마십시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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