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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469): 하나님, 그 말씀의 본질을 찾아서 13
에덴의 동편 3
앞서 말한 대로 에덴의 동편에선 형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최초의 살인으로 시작된 인간의 삶의 터전임을 바르게 깨닫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에덴에선 하나님과의 영적 단절로 첫 사람의 영이 죽었다면, 에덴의 동편에선 눈에 보이는 인간의 육체의 죽음을 볼 수가 있다. 인간의 육체는 하나님께서 친히 손으로 빚어 만드신, 그래서 땅 위에서의 인간의 운명은 궁극적으로 흙으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라는 걸 그림처럼 미리 분명히 보여준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을 향한 예배와 관련된 살인
하나님께 두 형제가 드린 제물엔 차이가 있다. 가인은 농부로서 땅의 수확으로 제사를 지냈고, 아벨은 목동으로 양의 첫 새끼를 하나님께 드렸다. 하나님께서 아벨과 그의 제물을 받으셨고, 가인과 그의 제물을 받지 않으셨다. 제물이 다르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아벨의 것은 받으시고, 가인의 것은 받지 않으셨을까? 영적인 마음의 제사였느냐, 형식적인 육적인 제사였느냐, 이것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제물이야 형편에 따라 각자가 다 다를 수 있다. 물론 하나님께서 깨끗하다고 정하신 제물이어야 하지만, 제사를 지내는 각자의 마음은 사람들이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선 ‘그 마음과 생각을’을 꿰뚫어 아시기에 마음에 없는 제사를 거부할 권리가 당연히 하나님께 있다.
무언가를 주는 사람은 그것을 받는 분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가인은 자기 제물을 받지 않으신 걸 알고선 하나님께 그 이유를 물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했다.’라고만 기록돼 있는 걸 보면, 하나님의 마음을 살피기보다는 동생 아벨의 제물을 왜 받았는지에 대한 불만이 앞선 걸 볼 수 있다. 아마도 아벨의 제물도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셨다면, 가인은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제사 지낸 걸 없었던 일로 마무리해버렸을 것이다. 하나님께선 제물을 바치는 그 사람과 그의 제물을 아울러 보셨다. 가인과 그의 제물, 아벨과 그의 제물을 다 살피신 후에 아벨과 그의 제물을 받으시고, 가인과 그의 제물을 받지 않으셨다. 하나님께선 제사 드리는 자, 곧 예배자의 마음을 먼저 살피신 후에 아벨의 제물을 받으셨음을 알 수 있다. 누가 선물을 고를 때도 받을 대상이 좋아할 것인지를 살피는 마음이 중요하지 않을까? 자기 생각에 좋은 것이 아니라, 받을 분이 좋아할 것을 골라야 한다. 하나님께서 에덴에서 유일하게 한 가지 금하시되 죽음의 경고까지 덧붙여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금하신 이유가 있다. ‘좋다(be good)’, ‘좋지 않다(be not good)’라는 결정은 창조주 하나님만의 권한이어야 한다. 피조물을 향한 선악 판단은 당연히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의 고유권한으로 이미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창조주께서 피조물을 향해 너희들이 스스로 ‘좋다’, 혹은 ‘나쁘다’를 선택하도록 허락하셨다면, 하나님의 창조질서, 특히 생명질서가 일순간에 깨져서 만물이 엉망진창이 돼, 하나님의 천지창조가 회복할 수 없는 실수로 낙인찍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