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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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극장 혹은 공연장들이 있습니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두 말할 것 없고, 비엔나, 파리, 바르셀로나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들이 있습니다. 아니, 각 나라마다 주요 도시에 굵직한 선을 긋는 극장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곳에도 The Chicago Theatre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극장 공연장들이 있습니다. 이런 곳들은 웅장하고 화려한 곳입니다. 관람이나 구경으로도 가고 싶은 곳들입니다. 물론 규모나 화려함 외에 다른 것으로 유명한 곳들도 많습니다.
한국 대학로에 있었던 학전學田이 그렇습니다. 소극장으로 시작하여 극단, 그리고 종합기획사로 확장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공연장이며 공연단체 중 하나입니다. 한국 뮤지컬 교과서로 알려진 ‘지하철 1호선’ 공연은 4천 회를 넘겼다니 대단합니다. 강신일,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 등의 배우들과 김광석, 윤도현 등의 가수를 배출한 곳입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꿈과 마음을 담는 좋은 무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80년대의 청소년, 대학, 청년기 사람들에게 대학로는 문화 예술의 거리이자, 안에 움트리고 있는 사상을 분출하기에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그런 대학로의 의미적 중심에 학전이 있었습니다.
학전이 있는 것은, 김민기라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학벌, 가수, 작곡가, 뮤지컬 제작자, 학전의 대표라는 꼬리표가 있지만, 돈 버는 재주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오히려 여러 사람들에게 자기 자리를 찾아 오르는 기회를 주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학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을 품는 시간과 장소로서의 둥지였고, 그 중심에는 사람 키우는 철학이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드러나지 않는 사람입니다. 늘 자기를 [뒷것]이라 하였고, 공연하는 사람들을 [앞것]이라 했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앞것]보다 나서는 [뒷것]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기 PR(홍보)이 성공의 덕목이라 가르치는 세상에서, 다른 사람 PR 해주는 것을 덕으로 삼고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그것이 경제(돈)와 관련되어 ‘네 것’과 ‘내 것’의 구분해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어렵습니다.
모두에게 ‘앞것’이 되라고 가르치는 세상에서, ‘뒷것’을 자처하는 [실력]은 성경의 가르침과 통하는 것이라 그 사람이 대단하게 보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아니지만,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기이한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을 부끄럽게 하는 자연인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말씀 앞에 자문해야겠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빌2:3-7)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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