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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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릅니다.

관리자 2024.06.29 20:37 Views : 10

참 신기합니다. 그렇게 울어대고 덤벼들던 매미들이 잠잠해졌습니다. 온 세상이 자기 것이라도 된 듯, 큰 소리 떼창처럼 울어댔고, 무서울 것 없이 자동차 윈도우에 부닥치곤 했었습니다. 보통 매미와 다른 이들을 주기 매미(periodical cicadas)라 부른다지요? 여름방학 추억 속 매미와는 달리 빨강 빛을 띤 이들은 왠지 접근하기가 거북스러웠습니다. 매스컴에서는 221년 만에 나타났다고 했으며, 최대 천 조 마리가 되어 ‘매미겟돈’이라고 까지 했었습니다. 걸어가는 목뒤 옷 사이로 들어와 깜짝 놀라게 했으며, 교회 뒤 산책길에 나설 때마다 이리저리 피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많던 매미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습니다. 

 

요즘 이른 새벽에 들리는 작은 소리가 있습니다. 교회 십자가 밑 풀밭에서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입니다. 하지夏至가 막 지났을 뿐인데 난데없는 귀뚜라미 소리인 것 같아 유심히 들어보았습니다. 틀림 없는 가을의 전령사 소리입니다. 다른 풀벌레들이 기지캐 켜듯 소리 내고 있으며, 그 가운데 귀에 익숙한 귀뚜라미가 조금씩 들리고 있습니다. 여름마다 어느 날 갑자기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에, ‘아직은 이른데..’하며 반가워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두운 밤에 별을 볼 수 있듯이 한없이 조용한 시간이니 아마도 작은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회 주변에는 거위도 있습니다. 캐나다 기러기로 분류된다는 거위 Canada goose는 교회에 드나들며 볼 수 있습니다. 때때로 웅장한 소리를 내며 머리 위를 날기도 하지만, 주로 뒤뚱거리며 한가하게 주차장을 가로지르곤 합니다. 겨울이면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다가, 사오월이면 작은 베이비 거위를 데리고 나타납니다. 엄마 아빠 거위가 각각 앞뒤를 지키고 그 안에 베이비들이 줄지어 따르는 모습은 참으로 사랑스럽습니다. 자동차들을 줄지어 멈추게 만들던 녀석들이 어느 날엔가 털복숭이처럼 자라기 시작했고 이제는 엄마 아빠와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장성했습니다. 

 

매미, 귀뚜라미, 거위뿐 아닙니다. 일출, 일몰, 소나기, 눈, 비, 어둠, 나무, 꽃 등은 시간이 지나며 달라집니다. 자연뿐만 아닙니다. 문화, 제도, 풍습, 언어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고, 우리가 겪는 일, 마음에 쌓이는 것, 사람과의 관계, 옳다고 생각한 주장도 시간이 지나며 달라집니다. 청력, 시력, 분별력, 통찰력, 설득력, 이해력, 활동력 등도 시간이 지나며 달라집니다. 사건, 사람, 관계 등 무엇이라도 시간을 더하거나 곱하면 달라집니다. 자기 자신도 물론 달라집니다. 달라지지 않는 것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치 않는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뿐입니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다.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주님의 말씀은 영원히 있다.” 벧전1:24-25. 

 

오늘도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이 달라지는 세상에서, 어디, 무엇, 누구에 기대어 사시렵니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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