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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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하나 더 긋기 운동’을 아시나요? 이제 막 제가 시작하려는 운동(캠페인)입니다. 뭐 대단하거나 복잡한 운동은 아닙니다. 멸망에 빠진 인류를 구하거나 획기적으로 의와 선을 이루는 운동도 아닙니다. 지역 교회의 급성장적인 부흥을 이루거나 세계 선교의 이론적 틀을 개선하는 것도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이 없도록 소유를 평균케 하는 나눔도 아닙니다. 여기저기 다니며 목소리 외치는 운동도 아닙니다. 그냥 나로부터 한 가지 생각을 고쳐보자는 운동입니다.
사람들은 인생의 ‘시작’과 ‘끝/마지막’이 있다고들 합니다. 출생을 시작이라 하고, 죽음을 끝이라 합니다. 그래서 1924년 7월 15일에 태어났다가 2024년 7월 14일에 세상을 뜨면, 묘지 비석이나 인명부에 [1924년 7월 15일 – 2024년 7월 14일]이라고 표기합니다. 사연 많은 인생 그 수십 년 세월을 아주 짧은 줄 [ -- ] 하나로 가름합니다. 누구 말대로 겨우 줄 하나 긋고자 그렇게 억척스럽게 바둥대며 살았나 생각이 들 것입니다. 겨우 그 짧은 줄 하나에 인간생노병사生老病死가 다 들어있으니 줄 하나의 무게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는 여기에 선을 하나 더 긋고 싶습니다. 위 사람의 경우에는 [1924.7.13 – 2024.7.12 – ] 이 됩니다. 물론 지상에 산 세월을 표시하는 것이니 그간 해 오던 대로 하는 것이 잘못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비석이나 인명부에는 성경적인 신앙의 표현이 깃들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는 부활의 신앙, 영생의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단순한 시작과 끝으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시작과 끝’ 뒤에는 새로운 시작이 있으며, 이 시작은 끝이 없기에 영생 혹은 영원이라 부릅니다. 영원은 끝나지 않는 시간이니, 지상 출생일에 이어 지상 죽음을 표기한 뒤에는, 굵은 줄 하나 긋고 영원한 시간을 활짝 열어두어야 마땅합니다. 두 번째 줄은 그 자체가 소망이자, 하나님 약속의 성취입니다. 고해나 광야 같은 인생 험한 길이 앞 줄에 담겨있다면, 뒷 줄에는 성경을 배우고 묵상하며 믿고 따르는 우리의 모든 신앙이 담겨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나의 생애를 표기할 때 이렇게 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 몇 달간 연이은 장례에 임하면서 저 뿐 아니라 유가족을 포함한 모두에게 그렇게 권하고 싶었습니다. 훗날 교회 역사에도 제가 세상에 오고 간 날을 기록할 일이 있으면, 부탁합니다. 꼭 뒷 줄을 긋고 문을 활짝 열어두시기 바랍니다. 가족들도 그렇게 기억하여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이미 묘비에 기록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는 뒷 줄을 긋고 영원한 문을 열어두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영원전부터 영원까지 자존하시고, 영원부터 영원까지 우리 거처되시며, 예수님을 믿는 자는 멸망치 않고 영원히 사는 것이니, 우리의 뒷 날은 지상의 죽음으로 결코 닫아둘 수 없습니다. 십자가에 죽으시고 장사된 지 사흘 만에 무덤을 열고 부활하신 우리 주님이 활짝 열어주셨습니다. 줄 하나[ -- ] 더 그어 우리의 영원을 강하게 웅변합시다. 우리 모두 줄 하나 더 긋기 운동에 동참합시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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