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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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돌아왔습니다. 뒤돌아보니 여러 생각들이 주렁주렁 따라오고 있습니다.
대륙에 방문 선교 때 누가 사용하던 백팩을 주었습니다. 지퍼가 약할 뿐 쓸만해서 짐에 따라 가끔 사용했습니다. 이번에도 이것을 들고 나섰습니다. 버스와 기차를 탈 때나 야채시장에 장 보러 다녀올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곳곳에 주머니가 많아 필요한 것을 잘 구별하여 넣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잠자고 오는 나들이에는 다소 공간이 부족했지만 그런대로 잘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집에 오려고 급하게 짐을 싸는 마지막 날에야, 배낭 등받이 판 뒤에 숨어 있는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열어보니 노트북 컴퓨터와 어깨 가방(sling bag)이 들어가고도 남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런 공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사이즈가 작은 다른 배낭도 살펴보니 그곳에도 숨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내내 모르고 있다가 돌아올 때가 되어서야 알았습니다!! 인생이나 신앙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갈 때가 되어서야 아는 것이 있겠구나… 내 맘과 내 생각대로 계산하며 살다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고, 내 성향대로 이것이 신앙이요, 내 뜻대로 이것이 헌신이라고 살다가, 정작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늘 옳은 것이 아니며, 내 안의 정서가 늘 성경적인 것이 아닐 수 있으니, 혹 지금 나는 무엇을 놓치고 사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한국 비행기 승무원이 좋습니다. 서로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마음 통하는 친절은 물론, 분위기를 밝히는 화사함까지 있습니다. 자기 편리보다 승객 위주로 섬기려는 모습이 돋보입니다. 이번에는 유럽인 승무원이 주를 이룬 비행기를 탔습니다. (그들 모두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제 비행기에서 미소와 친절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을 봐도 그랬습니다. 아쉬움이 작은 짜증으로 바뀔 즈음에, 문득 이들을 이해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00명 가까운 이코노미석 승객을 8명 정도가 섬깁니다. 1인 당 40명 가까운 승객을 돕는 셈입니다. 기류가 안정된 짧은 시간에 급하게 음료와 식사를 공급해야 하고, 다양한 기호의 주문을 맞추려니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뒤에서는 멀미하여 자리를 옮기고, 여기저기 아이들 우는소리가 들리며, 화장실은 누군가 지저분하게 해놓았습니다. 그러니 음료와 식사, 언어와 태도에 정성이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흰머리와 주름이 가득한 분들이시니 행동이 늦고 쉽게 지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화난 얼굴이나 불친절한 언사가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프로]가 상황에 흔들리는 아마추어와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승객은 자기를 잘 섬겨주기 원하겠지만 이들이 담당한 인원은 생각보다 많고, 집 나온 지 며칠인지 모르는 비행기 안에서 고생한다는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이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일반적인 깨달음입니다. 나와 너의 관계 속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일 속에서, 나보다 먼저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 보는 것은 인생과 관계의 촉촉한 윤활유가 됩니다. … 그래도 여전히 한국 비행기, 한국 승무원이 좋습니다. ^^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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