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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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대화?

관리자 2024.08.31 22:10 Views : 64

‘저 사람과는 말이 안 통해!’ 가끔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럴 때마다 ‘통通한다는 게 뭘까? 어느 정도여야 통하는 것일까? 저 사람이 안 통하는 것일까? 이 사람이 안통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생각 따라 걸어봅니다. 그럴 때마다 ‘대화’ ‘소통’ ‘공감’ 등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하지만, 당사자들이 막힌 것을 뚫으려는 성숙한 사랑의 의지가 있어야만 합니다. 

 

대화에 다섯 단계가 있습니다. 첫째, 안부를 묻는 인사처럼 쉬운 말을 하는 단계입니다. 스쳐 지나는 낯선 사람을 비롯하여 누구와도 나눌 수 있는 대화입니다. 둘째,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다른 사람 이야기 혹은 주변의 사건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 단계입니다. 정치, 사회, 교회, 스포츠 이야기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서로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고, 있다 해도 대화의 주제로 자리 잡지 못합니다. 재미있는데, 유익이 없는 대화입니다. 셋째, 내 생각과 깨달음을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소재의 자기 생각을 나누는 단계이니 서로를 알아가는 좋은 기회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자기를 여는 시작이자 대화의 깊이를 만드는 출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숙하면 생각의 충돌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며, 강한 자기주장으로 대화가 중단될 수 있습니다. 넷째,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 마음에서 겪는 소리를 나누는 대화입니다. 매우 긍정적인 대화 단계입니다. You(너)를 지적하는 언어보다 I(나)를 표현하는 언어가 발전합니다. 어떤 소재나 화제에서 출발해도, 결국 나의 느낌, 나의 정서를 나눕니다. 내가 아프고 힘들며, 내가 허전하고 쓸쓸하며, 내가 힘이 나고 다짐하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대화 중에 눈물 흘린다면 바로 이 단계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자기를 더 알아가는 기쁨이 적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깊은 속 이야기를 꺼내는 대화입니다. 수치스럽거나 아픈 상처는 물론이고 깊은 죄악의 회개, 그리고 자신의 영혼 상황까지도 나누는 원숙한 단계입니다. 

 

미성숙한 사람들의 미성숙한 대화, 신뢰하지 못한 사람들끼리의 대화는 1, 2번에서 그칩니다. 대화와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는 다른 사람의 기도 제목도 2번이며, VIP 이야기조차 자칫 남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가 빠진’ ‘남 이야기’를 신앙의 대화로 생각하며 행복한 자부심을 느낀다면 곤란합니다. 험담보다는 좋지만, 뭔가 많이 아쉽습니다. 최소한 3번의 대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만남과 대화가 서로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고집스러운 자기주장은 엄금하세요! 듣는 쪽의 마음이 닫히고, 대화가 1번, 2번으로 돌아갑니다. 겸손으로 3번의 대화를 나눠야, 두려움 없는 신뢰가 쌓이고, 4번과 5번의 대화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4번의 대화가 무르익어 ‘공감’을 이루고, 5번의 대화로 ‘상합’과 ‘동행’을 이룹니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 신앙의 단계에도 적용하여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하이, 하나님! 낯선 하나님. 2, 하나님 저 사람이 이래요! 내 이야기는 없고 다른 사람 이야기로 가득, 자기가 빠진 기도의 단계. 3, 내 생각 들어보세요. 자칫 경청 없이 하나님께 인생과 신앙을 가르치려는 단계. 4, 나를 오픈하여, 애통하고 희락함. 5, 죄의 고백과 회개가 있는 영혼으로 만나는 단계. … 하나님께는 물론, 사람에게도, 대화가 살아있어, [통]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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