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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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경험을 했습니다. 자동차 안에서 나흘간 잠을 잔 것입니다. 아이들과 같이 나간 캠핑장에서 그랬습니다. 처음부터 그럴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차 안에서 잔다는 것이 나 자신에게 뿐 아니라, 보는 사람들까지도 불편하게 하는
것이어서 잠자리가 정돈 될 때까지 그저 하룻밤 지내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텐트 홍수(^^)로 인하여 생각보다 길게 차 안에서 잠을 자게 된 것입니다. 말이 잠이지 사실 웅크리고 밤을
지낸 것입니다.
불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제대로 누울 수도 없는 상황에 다리 뻗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사치였습니다.
새우잠이라도 제대로 잘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앉기 편한 각도로 기울어진 의자에서는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누워있다보니 아니 잠을 자려고 무의식적으로 꿈틀대다보니
구석구석의 작은 공간이 발 끝에 느껴졌습니다. 그 틈을 얻어 발가락까지 만큼의 길이를 더 얻어,
발을 아니 발가락을 뻗을수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조금이나마 더 편해졌습니다.
일어나 자세히 보니 그 좁은 차 안에서도 작지만 숨은 틈,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감춰진 공간이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그런 공간을 찾아내자, 차 안이
그리 좁게 느껴지지는 않았으며, 심지어 몇 일 살수 있는 [생활공간]이 되고 있었습니다.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고, 커피
한잔 들고 여유있게 글을 쓸 수 있었으며, 다들 잠이 든 한밤에는 지붕문을 열고 별구경하는 가장 좋은자리가
되었습니다.
움직이기 조차 어려운 공간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바뀐것은 갑자기 자동차가 커진 때문이 아닙니다. 로빈슨쿠루소의 여행기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갑자기 제가 소인이 된 때문도 아닙니다. 인간이 환경
혹은 적응의 산물이라는 거창한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마음 먹고 현실을 받아들였고,
조금이라도 더 발을 뻗으려고 용을 쓰다보니 그리 된 것입니다.
삶이나 사역의 형편이 작은 승용차 안에 갇힌 듯한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혹 불편한 잠자리 때문에
뒤척거리기는 인생 길 걷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괜시리 모든 것이 못마땅하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바꿀수 없는 현실이라면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숨쉴 틈 없는 현실 속에서 웅크리지
말고, 두 손 두 발 힘껏 뻗어보세요. 있었으나 느끼지 못했던 은혜를
찾을 것이며, 주셨으나 받지 못했던 사랑을 누릴 수 있습니다. 발가락
하나 만큼의 틈이 우리의 숨통을 트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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