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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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가까이 오니 오래전 생각이 납니다. 제가 살던 곳은 작은 읍소재지였는데, 12월이 들어서기도 전에 거리마다 성탄절 분위기로 가득했습니다. 안에 촛불을 켜서 넣은 자그만 등 외면에는 축성탄이라는 글씨가 선명했고, 자그만 시골 책방 유리창 에는 빨래줄 널듯 가로로 이어달린 줄 위에 형형색색의 카드들이 춤을 추었습니다. 교회 첨탑위에 드러내린 전구들은 땅으로 땅으로 이어달려 마치 세상으로 달려오시는 주님을 상징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 날이 왜 좋은지 이유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 조차 들떠 기뻐하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성탄절 축하는 교회보다 동네 곳곳에서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사회 각층에서 ‘성탄메시지’라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교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은 물론이요 이름있는 여러 기관에서도 앞다투어 한두마디씩 했습니다. 주님의 오심을 축하한다는 내용은 물론,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는 호소, 그리고 인류 사회에 대한 발전적 소망이 메시지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성탄메시지에는 귀를 기울였고, 행복이라는 보편적 인류 가치를 추구하는 마음 표현에 깊은 응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 때에는 교회 혹은 교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의 말에 권위가 있었습니다. 동네 이장 어른의 말에 경청하고, 학교 선생님 말은 내용이 무엇이든지 언제나 진리였으며, 동네 교회 목사님 말이면 마치 예수님 말씀처럼 여긴 시대였으니, 신불신을 막론하고 성탄절메시지에 귀 기울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재미있는 일을 하나 하자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각자 의지에 맡깁니다만, 스스로 200자 정도의 성탄메시지를 써보는 겁니다. 시카고에서 발행하는 일간 신문 첫면에 낸다 생각하고 쓰는거지요. 정말로는 쓰지 않을지라도 쓴다면 뭐라 쓸것인가 한번쯤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날을 맞아 온 세상에 해주고 싶은 말을 글로 정리해보는겁니다. 복음의 진수를 말할 수 있고, 현 시대의 아픔도 들어갈 수 있겠지요. 각종 의미에서 소외된 이웃의 신음소리도 쓸 수 있고, 미래에 대한 꿈같은 그림도 그릴 수 있을 겁니다. 뭐라하든, 그 안에 자신이 생각하는 크리스마스, 예수 그리스도, 이웃, 사회, 인생관 등이 다 담길 것입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니 정직하게 쓸 수 있을 것이며, 그 글의 색깔이 바로 자신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말은 날아가 버리는데 글은 역사로 남으며, 글은 말보다 책임의식이 생기게 합니다. 그래서 글은 일상에서도 유익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추상적인 성탄축하보다, 자신만의 ‘성탄메시지’를 써보면서, ‘책임이 담긴 글의 역량’도 늘어날 뿐 아니라, 아기로 오시지만, 죽음과 부활이 전제된 출생, 우리들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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