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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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1년 전, 모태신앙인인 신랑과
결혼하면서 교회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신랑은 교회에 출석할 것을 강요(?)하였지만, 세례 만큼은 내가 예수님을 만나고 진정으로 하나님의 사람임을 고백할 수 있는 신앙이
생겼을 때, 그 때 그 뜨거움을 느껴보라 했었습니다. 신랑은 이 말로
인해 11년이라는 긴 세월을 가슴 끓이며 지냈습니다. 아마 자신이 뱉었던
말을 주워 담고 싶었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못된 버릇이 하나 있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 꼴을 못 보는 것입니다.
싫으면 가까이만 안 하면 될 것을, 거기에 더해 독한 말로 비난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말의 양심은 있어서 그 사람들을 피하며 살았습니다. 저는 참 지독한 안티 크리스천이었습니다. 스스로 자기 신만 옳다고 하는 크리스천들의 오만이
싫었고, 그렇게 입으로만 잘난 크리스천들이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돈과 명예를 좇아가며 사는 것이 우스웠습니다.
‘차라리 말이나 말지’ 하는 그런 비웃음과 함께 더 독한 말들을 찾아서 비난했었습니다.
당연히 교회는 근처에도 안 가고, 크리스천이라고 하면 쳐다 보지도 않고,
결혼 전까지 잘 살아왔습니다.
결혼을 하고, 제가 교회에 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정말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저 스스로가 참 위선적이라
느껴졌고, ‘내가 과연 나 스스로 욕하지 않을 크리스천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 그리고 더 힘들었던 것은, 그 동안 내가
욕했던 교인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교회를 땅만 보고 다닙니다.
세례는 저에게 진짜 크리스천이 되지 않기 위한 최후의 보루였습니다. 그 동안 사람들에게 저는 사이비
크리스천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렇게 세상과 교회에 발을 하나씩 담그고, 이쪽도 저쪽도 아닌 박쥐 같은 생활을 했습니다. 원래 박쥐는 친구가 없습니다.
그래야 마땅하지만, 하나님은 이런 제가 불쌍했는지 HOP라는 가족을 주셨습니다. 시간은 걸렸지만, 내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할 수 있었고, 오해하지 않고 봐주시고, 때로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 주시고, 나 스스로 빠져있던 지독한 죄책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아직은 세례를
받고 ‘나는 크리스천입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내가 하나님이 보시기에 기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걱정에서부터,
‘예전의 나처럼 고집불통에 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난을 감수할 수 있을까?’ 등등의 수 많은 두려움이 앞섭니다. 하지만 이 두려움 극복은 못할지라도 견뎌보겠습니다.
그리고 노력하겠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이 되어 보겠습니다.
나로 인해 하나님과 멀어지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