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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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명량’을 보았습니다. 좋은 영화여서 그런지 우리 교우들이 15명은 족히 넘어보였습니다. 피택장로교육차 간 것이기에 감동 깊은 장면은 무엇이며 배워야 할 깊은 말은 무엇인지 숙제를 주었는데, 어느 분이 ‘이순신장로’가 되라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시각에서 자신을 돌아본 것 같아 고마웠습니다. 이 영화는 12척의 배로 300척이 넘는 일본의 대군을 무찌른, 이순신장군의 울들목 [전쟁]이야기입니다. [승리]와 [승전장군]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원작자와 감독의 의도와 상관없이, 한 관객으로서 저에게 이 영화는, [평화]를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용돌이치는 바닷물에 적군을 수장시킨 뒤, 이순신장군은 이 쌓인 원한을 어찌할까 하는 짧은 한 마디를, 저 깊은 목구멍 속으로 집어삼키듯 말합니다. 조선의 수군이나 백성은 두말할 것 없고, 이미 한산도에서 대패한 일본의 수군들, 그 많은 사람들이 물속에 장사되었으니, 이런 원한이 깊게 쌓이면 앞으로 어찌할까 걱정했던 것입니다. 한 나라 장군으로서 [애국]이 중요하지만, 인간으로서의 [평화공존]은 예나 지금이나 추구해야 할 중요가치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아주 작은 숫자이지만 일본배우가 같이 출연한 것 역시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화면 가득 바다전쟁이 지속되었습니다. 진을 편성하라 알리는 각종 북소리와 작고 큰 파도소리, 군인들의 구령소리와 요란한 화포소리, 노를 젓는 소리 등이 영화관 안에 가득찰 무렵 전쟁이 끝났습니다. 전사한 부하의 아들이 이순신장군에게 작은 토란을 하나 가져왔는데, 무심코 한마디 독백을 합니다. 이렇게 같이 음식을 먹을수 있으니 좋구나! 그가 원했던 것은 이런 소박한 평안입니다. 우리가 정작 무서워할 것은 적이 아니라 독버섯처럼 번지는 두려움이며 탈영병을 단칼에 죽이고, 살던 집들을 불태우며, 아직도 살고자 하는 자가 있느냐 외치던 지도자의 외로움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자기를 죽이려 했던 왕이 수군을 육군에 합하라고 했을 때, 바다를 버리면 조선을 버리는 것이며, 이 바다에서 버텨주어야 궁궐의 왕이 보존된다며 자기를 버려 바다를 지키려했던 결연함도 그에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순신장군은 그보다는 함께 먹을수 있는 소박한 [평안]을 행복으로 추구했습니다. 나아가, 이 영화에는 이런 평화를 만들고 보존하기 위해, 평상시는 물론 전시에는 더더욱, 군민관이 하나되어야 한다는 멧세지도 있습니다. 명량대첩은, 수군을 지휘하는 이순신장군, 각 배를 지휘하는 장군, 화포와 총, 창과 칼로 싸우는 군사, 배 밑에서 손에 피가나도록 노를 저어대는 백성, 그리고 장군의 배가 소용돌이에 말리는 것을 보고 피난길에서 돌아서 배를 끄집어낸 작은 목선들이 함께 한 전쟁입니다. 영화제목을 ‘이순신’이라 하지 않은 것을 보아도 알수 있습니다. 남편이 탄 배에 화포를 쏴야 장군의 배가 산다는 생각에, 눈물로 치마를 벗어 흔들어대는 장면, 그것을 따라 온 백성이 옷자락을 흔들며 화포의 좌표를 만들어주는 장면은, 함께 전쟁한다는 것이 이것이라는것을 보여준, 가슴 뭉클한 장면입니다.
좋은 장면, 명언도 많았지만, 주려는 멧세지는 함께 만들어갈 [평화공존]이며, 수고하여 그 평안을 대물림하자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문을 나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신 ‘화목케 하는 사명’을 잘 감당하기를 바래며 돌아왔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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