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12월 24일 새벽 4시에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전날인 23일 밤 11시 쯤, 자카르타에 도착해 게이트를 나오면서 변화된 공항에 신기하고 설레였으며 몸으로 느껴지는 후덕지근한 공기와 특유의 냄새들...

4년 반만에 다시 온 가족이 이땅에 오니,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리고 2003년 5월 7일, 21개월된 큰 아이와 임신 3개월로 첫발을 디뎠었던 그때와 오버랩되면서 그간의 변화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매일 오후만 되면 비가 쏟아집니다. 우기철로 인해 여기저기 홍수와 그로 인한 산이나 쓰레기 매몰 사태로 많은 사람들의 사망, 사고 소식이 쏟아지는 가운데, 저와 같은 언어 단계는 아니였지만 같이 인도네시아어를 배운 2003년 당시 싱글이었던 경아ㅅㄱㅅ의 에어 아시아 비행기 추락 사고 소식에 놀랐습니다. 뉴스를 통해 결혼도 했고 돌이 안된 아이도 있었음을 알게 되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는 사람에 인도네시아 땅에서 같은 길을 걷는 사람끼리 느껴지는....설명할 수 없는 마음들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예전에 함께 언어 공부를 했던 조종사 친구 닐이 18개월 딸 아이와 임신 5개월의 아내 수잔을 남기고 헬리콥터 추락으로 죽은 일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허무도 하고 우울하기도 한 2014년을 뒤로 하고 2015년은 열심히 정직하게 저희 네 사람이 삶을 시작하게 되었음을 알립니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저희입니다. 열심히 응원해 주세요

감사 :

친구네 가족이 모두 미국에 있는 관계로 그 집과 차를 (1월 7일까지) 사용하게 해줘서 안전하게 잘 있습니다.

이렇게 두 손 모아주세요 :
 

1. 좋은 집을 허락해 주시길- 팔려고 내놓은 집은 많아도 세를 주는 곳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가격이 또한 두배 반 이상 이나 올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일년 계약을 하면 흥정을 할 수가 없고 최소한 2년 이상을 해야 가격을 낮출 수 있는데 문제는 그 계약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꺼번에 내야합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저녁까지 찾아다니고 전화하고 얘기하고 하다보니 이 동네를 다 외웠습니다. 친구네 가족이 오기전에 해결을 해야하는 시간적인 제약과 차가 없는 관계로 학교 근처를 얻어야하니 지역적 제약에 고민이지만 준비하신 아버지의 손길을 의지하며 찾고 있습니다.

2. 가족 건강- 피터 ㅅㄱㅅ는 도착한 다음 날 부터 온 몸에 hives가 나서 힘들어하고 있고(가려움과 열) 요시야는 모기에 50군데 이상이 물려서 심하게 부어 몸이 울퉁불퉁하고 리디아는 알러지인지 재채기와 콧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건강하게 잘 적응하고 지낼 수 있도록

3. 순조로이 장기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60일 관광 비자로 들어왔고 지금 장기비자를 신청해서 진행 중입니다. 관광비자가 2월 19일에 끝나는데 그 전에 장기비자로 순조로이 바꿔서 체류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도록. 장기 비자를 얻지 못하면 관광비자의 허용 기간만 있다가 이웃나라로 나가 다시 입국해야하는 일을 반복해야합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체류의 불편함과 잦은 여행, 은행거래, 면허증, 아이들 학교 입학이 안되는 등 어려움이 많아집니다.

마음의 소원인 땅에 와서 처음으로 보내는 소식지 입니다. 2015년에 성실하게 부지런히 그리고 저의 소원인 재밌게 이 땅에서 아버지의 일을 행하는 가족이 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김피터+케잇+요시야+루디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