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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3개월간 두명의 친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일년전에는 또 한명의 친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앞서간 두 친구는 간경화, 간암으로 죽었지만 마지막에 간 친구는 물도 거의 마시지 않는

친구입니다.직장을 조기 퇴직하고 시골가서 버섯농장을 하며 속편하게 신선(?)처럼 살던 친구인데

저녁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나갔다 쓰러져 바로 죽었습니다. 그게 올 3월의 일입니다.

저는 감옥에 앉아 친구들의 부고를 들으면서 정말 슬펐습니다. 다른 어떤것보다도 내친구들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것 외에는 아무 할말도 없었고, 할수 있는 일도 없었습니다.

인성이가 암으로 죽어가고 있을때는 내 친구 살려주시라고 정말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인성이는 결국

죽었습니다. 나자신이 그런 부탁을 드리기에 자격미달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기도를 해도 누가 정말 듣기나

하나 의문까지 생겼습니다.

네팔로 부부가 같이 선교를 떠나 선배와 함께 여성쉼터를 세우던 친구는 이번 지진으로 처절함을 맛보았습니다.

아직 완성도 하지 않은 건물이 폐허가 되버렸답니다. 이 친구는 아들이 구원받고 술과 마약으로 죽어가던 몸을

참회하고 학교로 돌려보낸데 대한 약속으로 좋은 직장 포기하고 네팔로 들어간 것입니다. 편지내용으로봐 (편지가

거의 한달만에 도착 했습니다) 이 친구는 상당히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

진짜 무신론자는 하나님에 대한 실망을 느끼지 않습니다. 기대가 없으니 받는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헌신한 사람은 본능적으로 보상을 기대합니다. 그런 기대가 잘못은 아니쟎습니까.

저에게는 신동우라는 꺼복쟁이 친구가 있습니다. 그림은 무지 잘그리는 친구인데 이름도 신동우 화백하고 같습니다.

이친구도 저와같이 집사님 수송초등학교 후배입니다. 저하고는 40년을 훌쩍넘긴 죽마고우입니다.저는 어릴적

이친구에게 부러운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누나입니다. 저는 그당시 정말 누나있는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우선 누나들은 형들처럼 힘으로 누르지 않고, 입던 옷도 내려 받아 다시 입지 않아도 되니까 누나있는 친구들은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 했는데 하루는 동우가 누나에게 겁없이 대들었다가 철제 쓰레기통에 처박혀 얼굴 볼 근처가

찢어졌습니다. 물론 그 누나는 친구 엄마에게 무지 혼이 났지만 어쨌든 저는 누나가 있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구나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누나는 지금 명지대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데 저희와는 3살터울로 제 작은형하고

동창이고 친구입니다. 그 동우네 아버지가 그당시 동아흥행 국제극장 사장이셨는데 그 덕분에 초등학교때 공짜

구경도 여러번 하곤 했습니다. 동우는 미대를 나와 한동안 잘먹고 살았습니다. 결혼도 하고 남들 하나만 낳는

자식을 셋이나 낳아 행복하게 잘 살았는데 아바지가 말년에 벌인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는 바람에 졸지에 동우까지

난민신세가 되었습니다. 정원 연못에 수백만원짜리 비단잉어 키우며 살다 연립주택으로 다운그레이드 됐는데,

보통 잘살던집 자식들이 가세가 기울경우 많이 타락합니다. 타락까지는 않하더라도 의기소침하거나 많이 힘들어

하는데 이녀석은 워낙 성격이 낙천적이라 그런지 별반 다를게 없었습니다. 그당시 저의 큰형이 광고대행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동우를 불러 자신이 맡은, CF콘테 그림일도 많이 줘서 한동안 잘먹고 살았지만 요즘은 그것도

왠만하면 디지털로 그리기 때문에 일이 없답니다. 아버지가 부도나기전에 남겨둔 땅이 좀 있었는데 자식들 세명

대학 보내느라 그것마저 다 날라가고 초등학교 근처에서 떡볶기 장사를 와이프하고 같이 시작했는데 가게를 

얻어서 한게 아니라 포장마차를 하나 장만해서 했답니다. 꼬마들한테 만화 그려주는 아저씨라고 인기도 꽤

있었는데 추운데서 생전 않하던 일을 외이프가 하니 발에 동상이 걸려 그것도 결국 때려 치웠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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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일리노이주 모 교도소에서 온 편지 (III) 문희영 2015.07.15
211 일리노이 모 교도소에서 온 편지 (II) 문희영 201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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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리노이주 모 교도소에서 온 편지(I) 문희영 201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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