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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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둔 부모들이 다 그러겠지만, 저도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조부모의 손주 사랑이나 고모 이모 삼촌들의 조카 사랑도 다 그렇겠지요? 그래서 큰 사랑만큼이나 전인격적인 사람으로 반듯하게 자라도록 노력합니다. 그 중 하나, 부모의 여러 기념일이 되면 일부러 알려줍니다. 경제 능력이 없으니 큰 선물을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날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며, 나아가 부모를 소중하게 여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합니다. 어릴 때는 글 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니 그저 ‘해피 버스데이’ 노래 불러주면 고마웠고, 건강하게 살라는 말 한마디에 흡족해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니 그에 걸맞는 마음의 표현을 가르쳤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쓴 카드 글]입니다. 엄마와 함께 나가서 산 카드에 쓴 글이면 좋고요, 그저 종이 한장에 나름 그림이라도 하나 그려주면 좋았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로보트 그림이거나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는 볼펜 그림이었지만, 사랑하는 아이가 준 것이니 다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글은 짧다 싶었습니다. 그게 저는 싫었습니다. 마치 아빠를 향한 아이들의 짧은 사랑, 작은 마음 같이 느껴져 그랬습니다.
그래서, 2년 전엔가, 아이들에게 선언(?)을 했습니다. ‘앞으로 각종 기념일 카드에 글이 길지 않으면 받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은 죽는다는 시늉을 했지만 저는 진심이었습니다. 되지도 않는 말을 억지로 쓰라는 것은 아니었으며, 아무 말이나 적당히 대충 쓰라는 것도 아니었고, 영혼없는 말을 적당히 길게 쓰라는 것도 물론 아니었습니다. 아빠를 향한 사랑과 고마움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아빠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축복된 이야기를 쓰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내 아이들인지라 글에 자기 마음 담는 감수성이 약하지만, 너희들에게서만 느낄수 있는 아빠를 향한 마음을 쓰라는 요구였습니다. 아이들을 힘들게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아이들 마음에 내가 있고 싶어서이며, 내가 없는 나중에도 아이들이 더듬어 생각할 수 있는 추억거리들을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에서입니다.
엊그제 제 생일 아침에 아이들에게 20불씩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갑작스런 아빠 행동에 당황해하는 아이들에게, 이게 아빠의 사랑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몇번의 생일을 맞이하는 동안에 너희와 함께 밥을 먹을 지 모르지만, 그때마다 아빠가 너희에게 아빠의 사랑을 주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명확하게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아빠가 받고 싶은 것은 선물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 그래서 실제 선물이나 카드 글에도 너희의 마음을 정성스레 담으라는 것을 말입니다. 안받으려는 아이들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며, 이런 내 마음을 아이들이 알아주기를 바랬습니다. 그 주머니에 내가 준 돈이 있듯, 그 아이들 마음에 내가 있고 싶은 무리한 욕심 때문인줄을 알지만 말입니다.
그리고나서, 우리 부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셨을텐데.... 하나님 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마음 원하는 것처럼, 나에게도 그리 바라실텐데…. 생일 아침에, 그 소원 이뤄드리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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