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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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후프를 처음 보았을 때, 나도 쉽게 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허리에 대고 빠르게 돌리면 되는데 왜 저게 안된다고들 하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해보니 안됩니다. 중학교 때 축구의 바나나킥을 보았습니다. ‘볼 귀퉁이를 살짝 빗겨 차면 공중에서 커브를 틀며 골안으로 들어가겠지.’ 생각하고 여러번 차보았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물 위를 걷는 일도 그렇습니다. ‘한 발이 빠지기 전에 다른 한 발을 내 딛으면 물에 빠지지 않고 갈 수 있겠지’ 생각하면 누구나 물위를 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압니다.
무엇인가 구경(생각, 감상, 논論, 평評)하는 것과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은 다릅니다. 보기에는 쉬운데 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상상으로는 가능하나 아예 사람이 할 수 없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남들이 가꾸어 놓은 꽃을 보며 즐거워 하기는 쉽지만, 직접 예쁜 꽃밭 가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음식을 먹기는 쉽지만 다른 사람을 대접하기 위해 내가 음식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고 평하기는 쉬운데 좋은 영화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정치, 목회, 변론, 치료, 운동 등 모든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통하는 일입니다. [내가 구경할 때와 내가 직접 할 때는 다릅니다.]
이 차이를 아니까 우리는 작은 일에도 수고했다고 격려하며 삽니다. 손 쉬운 것 같은 일이 결코 손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엇이나 구경(생각, 감상, 논論, 평評)할 때에도 직접 나선 사람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며, 무엇이나 직접하는 경우에는 구경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면서 합니다. 운전자와 보행자, 집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세탁소 주인과 손님, 구매자와 공급자, 학생과 선생, 부모와 자녀, 선수와 관객, 목자와 목원 등이 그렇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여 생각해주고, 서로의 작은일을 격려하며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올림픽 여자 배구가 8강전에서 네델란드에게 아쉽게 졌습니다. 그동안에 잠잠했던 각종 문제와 대책이 관전평과 함께 쏟아져 나왔나봅니다. 발전을 위한 고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날 부진했던 어느 한 선수에게 집중적인 비난을 가한 모양 입니다. 얼마나 큰 기대를 했으면 그랬을까 생각해보지만, 직접 뛴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지고 싶어서 진 것 아니고, 잘못하고 싶어서 잘못한 것 아닐 것입니다. 다른 날보다 부진했다면 오히려 어디가 아팠는지 물어봐주고, 혹 우리가 모르는 힘든 일이 있는지 챙겨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더 멀리 더 높이 뛰어갈 것입니다. 올림픽 뿐만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일상의 모든 일에 이런 배려의 신앙심으로 살아야 합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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