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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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발간되는 ‘태평양보존생물학Pacific Conservation Biology’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저널(2018년 4월 19일판)에 색다른 소식이 실렸습니다. 호주의 서부지역에서 43년된 거미 한마리가, 세계 최장수의 거미 수명으로 기록되고 죽었다는 것입니다.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거미가 그렇게 오래 살 수 있는가? 어떻게 43년 살고 죽은 것을 알았을까?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은데 거미 관찰에 왜 그렇게 많은 기금과 관심을 들여서 지켜보았을까?
1974년부터 이 프로젝트 연구관찰을 시작했습니다. 오래되다보니 중간에 은퇴한 사람도 있고, 심지어 나이 많아 사망한 사람도 있을것 같습니다. 신기하기만 합니다. 거미연구에 긴 세월을 바친다니 말입니다. 거미가 태어나면 어떻고, 죽으면 어떻습니까? 거미가 오래살면 어떻고 단명하면 어떻습니까? 거미가 떼 몰려다니면 어떻고, 다른 거미를 잡아 먹으면 어떻습니까?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공부하고, 취직하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기에 바쁜 인생들에게 거미의 일생이 뭐가 그리 중요한단 말입니까? 사람들이 43년 동안 거미의 일생 연구에 자신의 일생을 바쳤다는게 이상하고 감탄스럽습니다.
43년된 거미 뿐이겠습니까? 지금도, 음지, 습지, 한지라 표현되는 열악한 곳에서 연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기의 서식, 철새의 이동경로, 바다속 물고기들의 생태를 연구합니다. 보이지 않는 밤 별들의 생멸을 살피거나 5천년 전 사람들의 복식을 연구합니다. 종이의 질, 특정 과일의 당도, 짐승의 변, 글씨체 등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우리 생활과 전혀 상관없거나, 도대체 왜 그것을 연구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할만한 것에 일생을 바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결과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우리 삶의 현실에 이어집니다. 피조세계가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생태계라고 부르던, 유기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든지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까워서 그 연결을 느끼거나 아니면 멀어서 전혀 딴 세상처럼 살 뿐입니다. 멀다고 모른다 할 수 없으며, 가깝다고 그것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생각없는 행동이 가져온 악순환]을 ‘환경’이라는 이름으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험할지 모르겠습니다.
환경뿐이겠습니까? 사람관계가 그렇고, 교회사역도 그렇습니다. 어디선가 와서 나에게 연결되고, 나에게서 어디론가 흘러갑니다. 그래서 내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 연결고리인지 알아야하며, 다시 안 볼 사람처럼 말하거나 행해서는 아니됩니다. 작은 것과 큰 것을 내 스스로 규정짓지 않아야 합니다. 항상 선순환을 만드십시오. 나에게 온 악순환도 선순환으로 만들고, 내가 시작하는 일이라면 더욱 선순환을 만드세요. 수직과 수평의 선순환을 만들고, 어제와 내일의 선순환을 만들며 살아갑시다. 43년된 거미 연구종사자들이 적은 일에 충성한,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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