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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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評論이라는 영역이 있습니다. 논평論評이라 하기도 하며, 어느 사물이나 영역에 대하여 가치, 우열 등을 평가하는 작업입니다. 문학평론과 사회평론을 비롯해 영화평론, 게임평론, 음식평론에 이르기까지 광법위합니다. 영역은 달라도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가치평가]에 있으며, 한마디로 그 대상의 수준을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제대로된 평론을 하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우선 평론자 자신의 가치치계와 가치기준이 일정하게 정립되어야 합니다. 어느 영화가 잘 만들어졌는지 말하려면 영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최소한 자기의 [영화론]이 정립되어 있어야 합니다. 자기 론論이 없으면서 다른 것을 평할 수 없으며, 주어들은 정도의 상식으로 평한다면 격이 낮은 졸속 평론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사회, 시사, 정치, 교육, 문학, 게임, 스포츠 등의 모든 영역이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평론가들을 전문가라 하고, 그보다 한 수 아래사람들을 아마츄어라 부를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문외한門外漢입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평론할 대상을 깊이 이해하고 살피는 것입니다.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을 평론하려면 작가를 [알아야] 합니다. 만나고, 대화하며, 토론하고, 작품을 섭렵해야하며,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왜 이런 구성을 하고 왜 이런 전개를 했는지 깊숙히 알아야 하며, 작가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그 사람과 그 작품을 평가해야 합니다. 30권의 책을 쓴 작가라면 한 권의 책을 평론할 때에도 30권을 다 읽어야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안입니다. 가끔 자기 가치기준을 따라 작품이나 사회를 향한 대안을 내 놓습니다. 이렇게 썼더라면 어땠을가? 이렇게 시도했다면 사회가 더 발전하지 않았을까? 정도의 가정법적인 대안입니다. 이것이 한계입니다. 가치를 파악하고 판단하는 일은 하지만 대안은 약하며, 더구나 스스로 실험하여 입증된 대안은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그것은 평론가의 영역이라기 보다 평론 받은 사람이 해쳐나가야 할 영역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론자체의 내재적인 한계 때문입니다.
요즘에 평론을 훙내내는 일상이 있습니다. 비판批判입니다. 비판은 오로지 ‘평가’만 합니다. 그 일에 대하여 나는 어떤가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가치쳬계도잘 모릅니다. 작품, 사회, 정책, 게임, 사람 등의 대상을 깊숙히 이해하고 살펴보며 파고드는 노력이나 인고의 세월도 없습니다. 비판에 대한 책임감이 없습니다. 무조건 말한 뒤 ‘아니면 말고’ 식입니다. 자기가 실제적인 삶에서 입증된 일관성있는 대안은 더더욱 없습니다. 이런 대책없는 비판이 사회전반에 마치 평론처럼 가장하여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일상의 대화나 관계에 스며들어 마음을 상하게 하고 관계를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만일 그리스도인의 삶을, 평론과 비판의 틀 속에 두고 생각한다면, 나는, 우리는, 목장과 교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예수님 닮은 제3의 길이 있을 것인데,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하니, 교회 설립 26주년과 임직식이 있는 날, 그것도 모든 것이 생도하는 화창한 봄날에, 우리 모두 기지개 켜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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