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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177): 땅위에 교회가 탄생한 날의 단상
예루살렘에 초대교회가 세워진 어느 날의 기사가 사도행전 2장에 분명히 기록돼 있다. 물론 사람들이 만든 달력엔 소위 교회 생일이 어느 날인지는 기록돼 있지 않지만, 또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날이 언제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부활의 날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승천의 날도, 성령 강림의 오순절도 정확하게 알 수 있어서 교회의 생일이 언제는 누구나 정확히 알 수가 있다. 하지만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영원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면서 사람들이 만든 세상 달력에 의존하신다는 건 납득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시간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이다. 소위 창조의 첫 날에 빛을 지으셔서 밤과 낮으로 하루는 만드신 분이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창조주께서 손수 지으신 피조물인 시간에 하나님 자신의 뜻을 붙잡아 매두실 수는 없으셨다.
하나님께선 무슨 일이든 하나님께서 생각하신 그 ‘기한이 찼을 때(마2:5)’ 하나님의 그 뜻을 이루시지만, 그 날과 그 시는 누구도 알 수 없도록 하셨다. 만약 하나님께서 정확하게 어느 날 어느 시를 정확하게 정해서 알려주신다면, 세상엔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상상하기 힘들다. 하나님의 일은 그 어떤 일도 시간 속에 묶어두실 수가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인간이 그 폐해를 먼저 알고 있다고 말할 수가 있다.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그 날 그 시간을 우상화해서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총동원해서 섬기려고 안달하지 않겠는가? 어느 해, 어느 날, 어느 사건을 붙들고 사람들은 정치도 하고, 그 날을 우상화해서 자신들 스스로 섬김을 받는 일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하지만 날자가 정확하다고 해서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날자가 정확하지 않다고 해서 존재를 부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달력에 붉은 색 표시로 표기된 날이 없다고 해서 실재하는 것은 그 날을 초월해서 입증이 가능하다. 어느 누가 엄마와 아버지의 존재로 인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분명한데, 소위 생일 없는 소년이 있는 것처럼 교회 생일이 분명치 않다고 해도 교회의 존재를 누구도 부정할 수가 없다. ‘기한이 차는’ ‘그 날과 그 시’는 하나님만이 알고 계신다. ‘그 날과 그 시’는 결국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기한이 차는 때’이다.
교회 생일이 어느 날인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교회가 세워지기 위해선 삼위 하나님 중에서 어느 한분의 역할이 두드러졌던 사실은 너무나도 분명하게 나와 있다. 더구나 그분의 역할이 무엇에 초점을 두셨는지도 알 수가 있다. 성령 하나님의 방언의 은사가 초대교회가 세워지는데 두드러진 역할을 담당했던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다.
당시 예루살렘엔 경건한 유대인들이 세계 각국에서 모여들었다. 물론 오순절 절기를 맞아 ‘바대 사람과 메대 사람과 엘람 사람, 메소포타미아 유대와 갑바도기아 본도 아시아 브르기아와 밤빌리아와 이집트와 구레네 근처 리비아의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 또 나그네로 머물고 있는 로마 사람과 유대 사람과 유대교에 개종한 사람과 크레타 사람과 아라비아 사람들(행2:9-11)’이 예루살렘에 서 하나님의 큰일을 그들이 태어난 곳의 방언으로 들었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위 유식한 사람들이 아닌 갈릴리 사람들이 배우지 않은 외국어로 예루살렘에 온 외국인들에게 하나님의 큰일을 전했지만, 한 편에선 ‘그들이 새 술에 취하였다(행2:13).’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드로는 그 사실을 부인하고 요엘선지의 예언을 들어 주님의 고난과 죽음을 넘어 부활의 주님을 소개하고 다윗의 예언도 소개한 유명한 베드로의 설교가 이어졌고, 그의 설교로 그 날에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여 세례를 받은 신자의 수가 3천명이나 되었다. 예루살렘 교회의 첫 시작이 이렇게 풍성했다. 죽음으로 가난을 벗어난 주님의 은혜를 성령께서 풍성케 하셨다. 초대교회의 시작이 하나님의 큰일을 전한 성령 하나님의 말씀 사역 때문이라면, 오늘의 교회 가운데서도 성령의 말씀 사역은 초대교회처럼 주님을 따르는 모든 사람들을 통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