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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184): ‘아픔에서 기쁨으로(Joy from Sorrow)’

 

아픔에서 기쁨으로와 같은 신나는 구호는 진정 하자 없는 정확한 표현일까, 아니면, ‘기쁨에서 아픔으로가 보다 정확한 표현일까? 하지만 이도저도 아닌 기쁨에서 기쁨으로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이 자신의 최고의 소원이라고 말할 사람이 왜 없겠는가? 그래도 누구나 바랄 것 같은 가장 좋아 보이는 말은 영원에서 영원으로처럼 기쁨에서 기쁨으로라는 대답이 정답과는 가장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묵상해 보자


실제로 우리 인간에게 아픔이나 슬픔이 없다면, 애당초 기쁨을 바랄 이유도 없지만, 실상은 기쁨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게 맞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기쁨을 명하셨을까? 기쁨은 감정의 산물이라서 누가 명령한다고 기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하나님과 관련된 기쁨의 이야기는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정말 많이 등장한다. 이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모든 피조물의 기쁨은 창조주 하나님과 관련이 있다는 뜻이고, 하나님과 단절되는 것이 아픔의 시작이요 곧 슬픔이란 뜻이다. 기쁨이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기에 기쁨이 먼저이고, 슬픔과 아픔은 기쁨의 반대급부(反對給付)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아픔에서 기쁨으로가 우리가 반드시 걸어야 할 행로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아픔과 슬픔이 결국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큰 기쁨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애당초 하나님께선 남자와 여자, 곧 사람을 지으실 때 기쁨과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자유를 누리며 살도록 지으셨지만, 에덴에서 하나님께 불순종하면서 아픔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게 된 인생이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아픔이나 슬픔이 더 큰 아픔이나 슬픔을 미리 방어할 수 있도록, 그래서 결국 하나님의 기쁨과 만났을 수 있도록 허락하신 은혜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가 흔히 큰 아픔을 중심에 두고 거기에 붙잡혀 있다 보면 약한 아픔이나 눈물 한 번 흘리고 말 듯 슬픔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지만, 아무리 작은 슬픔이나 아픔이라도 반드시 하나님의 기쁨과 만나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아이들은 배가 고파서도 울지만, 어쩌다 넘어졌을 때 아프지 않아도 엄마의 사랑을 받으려고 울어버리는 것처럼 하나님께 눈물을 보이는 것은 결코 원망이 아니라, 더 할 수 없는 크고 완전한 위로의 요구이다.

우리는 욥의 고난, 그가 자녀들을 잃고 아내마저 하나님을 저주하라고 악담하고 자신을 버린 마당에 그의 아픔과 슬픔이 어떠했는지 성서를 잘 기록해 두고 있다. 욥과 그의 가족은 한 동안 하나님 앞에선 재물의 부와 자녀들로 인해 기쁨이 충만해있었지만, 사탄의 유혹과 유대종교지도자들을 빼어 닮은 욥의 친구들을 통해 욥과 그의 가정은 나락에 떨어지는 슬픔과 아픔을 모지게 겪었다. 어쩌면 욥의 고난은 세상 가운데서 살아가면서 교회가 겪는 아픔과 슬픔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우리 개개인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살아갈 경우 겪어야 하는 슬픔과 아픔일 수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선 욥과 그의 가정을 회복시켜서 아픔에서 기쁨으로회복시켜주신 것을 보게 된다. 하나님께서 욥을 회복시켜주신 것은 욥의 이 한 마디 회개였다. ‘그러므로 저는 제 주장을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잿더미 위에 앉아서 회개합니다(42:6).’ ‘그 뒤에 욥은 백사십년을 살면서, 그의 아들과 손자 사 대를 보았다(16).’ 그래도 무언가 허전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욥기의 마지막 장의 17절이 이렇게 장식한 걸 본다. ‘욥은 이렇게 오래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욥기의 이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죽음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어쩌면 결국 인생은 기쁨에서 슬픔으로되돌아가는 것이구나, 라고 생각될 수가 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끝이 아니었듯이 결국 욥의 죽음도 끝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원을 만나를 기쁨으로 연결된 것이 아닐까? 진정 더 이상 슬픔이 없는 영원한 생명의 기쁨으로의 마무리가 욥을 통해서,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우리 모두의 슬픔에 위로와 소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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