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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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입니다. 예로부터 ‘꽃피는 춘삼월’이라 해서 백화가 만개하고, 그 틈사이를 오가는 남녀의 사 랑 이야기가 시작되는 계절입니다. 어느 땐가는, 나라를 빼앗긴 한을 풀어보고자 고을마다 목숨 걸고 의연히 일어섰던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런가하면, 무거운 겨울 옷을 벗어제치듯, 지나온 인 생의 무게를 한번 쯤 걷어낼 수 있는 새로운 계절이기도 합니다. 아니 그런 계절로 삼으면 좋겠습 니다.
사람마다, 자신을 묶어 두어, 자신을 규정하는, 겨울 같은 갖가지 [지난 날]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 것이 성격이나 습성이기도 하며, 때로는 경험이나 트라우마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비전이나 인생 의 목표이기도 하며, 때로는 전통이나 제도이기도 합니다. 묵은 것은 새것에 의해 발전적으로 새 로워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새것과 옛것이 혼재하는 ‘적과의 동침’이 허다합니다. 그러다가 심술 궂은 옛것이 새것을 괴롭힐 때면, 시간이 흘러가고 새로운 역할이 주어져도 옛사람노릇, 심지어 아이노릇까지 하게 됩니다.
[봄]은, 계절이며 우리 인생의 상징입니다. 엄동설한 극심한 추위의 무게가 인생의 무게가 되어 짓누르던 것을, 봄이라는 힘으로 벗어버리고, 새로운 날을 향해 움터 솟아나야 합니다. 동창이 밝 았어도 상기 아니 일어난 소년처럼, [봄]이 왔건만, 봄의 기회를 놓쳐버리는 잠꾸러기 게으름이 있다면,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을까 스스로 탄식하며 기지개를 켜야만 합니다. [봄]은 기회입니다. 세월만큼 두터운 동토를 뚫고, 동토보다 더 질긴 생명 싹을 돋아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봄]을 놓 친 채 맞이하는 여름은 열매없어 책망받던, 잎만 무성한 무화과 나무를 잉태하게 될 것입니다.
[봄]을 가로막아서는 동장군이 있었습니다. 봄의 따뜻함 앞에 늘 힘없이 물러나면서도 동장군은 지칠 줄 모르고 나타납니다. 끝없이 견고할 것 같았던 ‘겨울왕국’은 다른 사람을 위한 희생의 사랑 으로 [봄]이 됩니다. 그래서 [봄]은 사랑입니다. 단순함 혹은 화려함으로 꽃마다 숨겨둔 사랑은 [봄] 바람을 타고 사람 사람에게 전달됩니다. 이천년전 가장 큰 사랑으로 얼어 붙은 사망의 겨울 세상을 녹여놓은 십자가, 그가 선택한 디데이가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들어진 [새 로운 봄]은 온 세상 겨울을 찾아다니며 녹여주었고, 아직도 각 사람에게 [오고있는 봄]으로 다가 섭니다. 마음 생각의 겨울을 떨쳐버리고, 두 팔 벌려 모두를 용납하는, 십자가의 봄으로 누구에게 나 밀려옵니다. 칠면조처럼 자주 옷 갈아입는 여러 동장군들은, 십자가 앞에 아예 얼씬거리지 못 할 것입니다.
‘코로나’ 겨울 때문에 시카고 겨울이 길어진 듯 우울하다고들 합니다. 코로나가 인사며 화제이며 당부입니다. 오늘, 60도에 가까운 봄이 왔는데도 여전히 겨울일까봐 다소 염려되어, 그냥 봄 이야 기 나눠봤습니다. 마음 활짝 열고, [봄]을 맞이합시다. ‘나의 사랑 그대, 일어나오. 나의 어여쁜 그 대, 어서 나오오. 겨울은 지나고, 비도 그치고, 비구름도 걷혔소. 꽃 피고 새들 노래하는 계절이 이 땅에 돌아왔소’(아가2:10-12)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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