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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234): 친(親) 혹은 반(反) 뒤에 붙여진 실상들
친(親) 뒤에 미국이 붙여지면 친미(親美)가 되고, 일본이 붙여지면 친일(親日)이 된다. 아주 간단히 누구에게나 친 혹은 반의 프레임을 덮어씌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한다. 친(親)이 문 앞에 붙여지면 친문(親問)이나 친문(親文)이 되기도 하고, 어느 권력자의 편이 되기도 하고, 살아 있는 권력자의 다른 가족의 성이 새롭게 떠오른다 생각되면 그 때마다 이익을 챙기려면 친(親)을 앞세워 누구든 붙잡았다가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생각되거나 혹은 그저 싫다면 반(反)으로 돌변하기기 십상이다. 살아 있는 권력에 기생하고픈 사람들의 심리가 친(親)과 반(反)으로 언제든 가능한 순간 이동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얄팍한 심상이 드러나는 때가 특히 선거철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나라를 사랑하느냐, 혹은 미워하거나 반대하느냐를 쉽게 나누는 쉬운 방법으로 쓰이는 것도 친(親)과 반(反)이라는 사실을 위의 예에서 보았다. 이렇게 나누는 것이 편 가르기이고, 당파 분쟁이다. 한국에서 지역 가르기엔 친 혹은 반을 붙이지 않지만, 그보다 더 심한 편 가르기는 없다 할 만큼 어느 지역을 폄훼하기 위해서 붙이는 이름들은 간단히 어느 한 마디가 아니라, 개개인의 선입견에 따라 만들어 마치 고유이름처럼 정착돼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개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어 때론 미움에 미움을 더하고, 질투에 질투를 더하고, 시기에 시기를 덧붙여 개개인이 생각했던 대로 좋지 않은 별명을 붙여서 폄훼하는 행위를 일일이 언급할 수조차 없을 만큼 많다. 그런 나누기 법은 어느 한 편을 좋게 생각하고 자신도 그 어느 한 편이 되든지, 안 되든지 정상적인 마음의 바른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친(親)이나 반(反)에 상관없이 그 어느 편에 속한다 해도 옳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 사람들에게선 언제나 모순된 행동이 아무 생각 없이 그들 속에서 밖으로 나오면,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많이 아프게 한다.
한국에서 언제나 선거철이 되면, 친일 혹은 친미, 혹은 친북 혹은 반북의 프레임을 덮어씌워서 표를 얻으려고 하고, 지역주의를 통해 표를 얻으려고 안달하는 얄팍하고 치사한 모습들이 나타났다. 다른 사람을 친일파 혹은 그 후손이라 욕하면서 자신은 자신이 반(反)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일제 고급차를 몰고 다니기도 하고, 반미운동이나 그런 활동에 참여해 머리띠를 두르면서도 미제로 몸을 치장하고 반미를 외치기도 한다. 반일을 외치면서 일본제품을 선호하고, 그것들을 자랑하려고 애쓴다. 무엇이든 오직 하나의 진리에 속한 행동을 벗어나면 아무런 선(善)을 이룰 수 없고,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면서 다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자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겨우 점심 한 끼 얻어먹겠다며 부패한 진리를 외치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너무나 헐값에 팔아넘기는 행위이다. 몸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혹은 어떤 일에 마음과 생각을 얹어 무슨 일에 가담하든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안은 우리가 창조주 하나님의 지음 받은 존재이기에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도록 하나하나 모두 다르게 지으신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맞지 않거나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너와 나를 하나하나 다르게, 그러나 서로 도와 온전케 되도록 지으셨기에 더불어 살지 않으면 나도 너도 온전치 못하니 바른 행동과는 거리가 먼 불구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나 혼자서 무언가를 잘 하고 온전케 할 수 없도록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르지만, 애당초 하나로 창조하셨기에 하나가 되어야만 계속해서 창조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만약 우리 중 누가 누구와 하나님의 창조질서와 어긋나게 생각하거나 어긋나게 행동해서 서로 어울리지 못할 때, 정신적으로든, 영적으로든 불구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제발 누가 나와 다르다고 해서, 내가 다른 사람보다 조금 잘난 것처럼 보이거나 누가 그렇게 인정해준다고 해서, 자기 목을 숙여야 할 때 목에 힘을 주어 높인다거나 하나님 앞에 손을 펼쳐 올려 구걸하는 약한 자의 신분임을 잊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움켜쥐려 한다면, 그 자체가 바로 나도 불구요, 다른 사람까지 불구자로 만드는 어리석은 자의 행위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