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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237): 무덤 속에 계신 사랑의 주님!

 

골고다 언덕에 높이 세워진 볼품없는 나무 십자가! 거기엔 온전히 오직 주님 한 분 만이 달려 돌아가시게 돼 있는 곳. 주님 한 분의 죽음과 같은 죽음이 어디든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라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유일한 것임을 나름대로 강조한 것이다


물론 그분이 달리신 십자가의 좌우엔 또 다른 두 십자가가 골고다에 세워져 있었다. 그들 각자의 형틀이었다. 한 편 십자가엔 자신이 죄인이라는 신분조차 깨닫지 못한 죄인 한 사람이 달려 있고, 다른 한 편엔 자신이 그리스도께 죄인임을 고백하고 육신은 비록 죽지만, 자신의 영혼을 자기처럼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는 주님께 부탁하던 진짜 죄수가 달려 있었다. 어쩌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주님 외에 좌우에 달린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주님의 십자가와 더불어 죽어도 살 자였지만, 다른 한 사람은 그 날의 죽음이 곧바로 영원한 생명과의 영원한 단절로 인간에게는 소망 없는 죽음이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게 하시려는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나는 오늘 새벽 아내와 함께 집에서 영상으로 새벽예배에 참여하면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주님과 함께 우리가 죽지 않으면 새로운 출생이 있을 수 없다는 의미로 주님의 죽으심은 곧 우리의 출생신고의 날이라고 힘주어 말씀하신 목사님의 말씀이 특별히 가슴에 와 닿았다


그 동안 나의 신앙의 초점이 주님의 죽으심과 그분의 부활에 맞추어 복음을 강조하면서 나의 새로운 출생과는 상관없는 듯이 무심코 살아온 것 자체가 믿음 없는 삶이 아니었을까 고백하게 되었다. 다시 한 번 나 개인의 신앙을 점검하면서 이것이 주님께서 니고데모에게 가르치신 거듭남의 다른 표현이라 생각되자 나의 거듭남의 의미마저 희미하게 되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사도 바울의 고백을 우리 개개인이 크게 읽으며 각자의 귀로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이제 살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살고 계십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 살고 있는 삶은, 나를 사랑하셔서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2:20).’

 

그리스도의 죽음이 바로 복음이고, 그 복음을 믿는다는 것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과 더불어 죽는 것만이 내가 그 복음으로 다시 산 생명의 삶이지만, 그 복음으로 죽지 않으면 복음과 상관없으니 주님께서 내 안에 거하실 수가 없다는 그 진실을 다시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죽음과 삶의 진실, 이것이 복음의 핵심이지만, 주님의 죽으심의 복음만을 강조하고, 자신은 새로운 생명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죽여야만 다시 산다는, 너무나도 분명한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죽음과 삶의 진실을 외면하고 살고 있는 반쪽짜리에 믿음이 아니었을까 고백하게 되었다


그렇다. 이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을 진정 새롭게 바라보아야 한다. 이상하게 들릴 테지만, 우리도 주님의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으면,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곧 나를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도, 십자가의 의미도 깨달을 수가 없다. 그 피 묻은 십자가가 우리 각자에게 주는 메시지의 핵심임을 확실히 점검하고 우리 역시 따라 죽으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서 물고기 뱃속에서의 삼일간의 요나의 죽음, 또 남의 돌무덤 속에 장사돼 삼일삼야를 보내셨던 주님의 죽음을 우리도 각자가 경험해야만 그분의 부활이 바로 우리 각자의 부활이 되고, 우리를 죽음에서 건지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새 믿음이 되살아나게 된다. 우리가 자랑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소리높이는 건 실제론 주님의 부활보다는 주님의 십자가의 죽음이 하나님의 영광을 여는 관문이고, 그 영광의 관문을 먼저 통과해야만 진정 다시 살아난 새 생명으로 우리가 진정 할렐루야를 소리 높여 외칠 수가 있다. 하나님을 향한 할렐루야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자들만이 목청껏 외칠 수 있는 참 생명의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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