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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241): 사탄 이야기(2)
우선 사탄이 창세기 3장 첫 절에 마치 그 동산의 주인공처럼, 어쩌면 혜성처럼 등장한 걸 보면,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지으셔서 인류의 첫 조상으로 삼으신 걸 이미 알고 그 한 사람을 자기 손에 넣는 것이 모든 인류를 자신의 조종하게 둘 수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혹시 첫 사람이 사탄의 유혹을 받아 무너졌다면, 사람을 완전케 짓지 못한 하나님께 책임이 있다고 단정하고,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흠집을 내려고, 심지어 우리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신 하나님을 탓하며 원망으로 자신들의 고집을 꺾지 않는 고집불통의 사람들이 어디든 차고 넘친다.
만약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사람을 불완전하게 지으셨기에 결점이 있게 된 인간이라면, 인간은 처음부터 사탄의 유혹의 대상도 아니고, 타락했다는 표현도 옳지 않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완전하게 지으셨기에 사탄의 시험에 무너질 수 있었다. 애당초 불완전한 인간이었다면, 사탄이 그에게 손을 뻗칠 필요조차 없었다. 사탄이 인간이 완전하게 지음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하나님의 창조에 흠집을 내려면 ‘하나님의 형상과 그 모양대로’ 지음 받은 인간을 무너뜨려 그를 하나님과 분리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알고 오직 사람, 한 몸인 여인을 표적삼아서 유혹을 펼친 것이 간교한 사탄이다. 아담과 하와는 애당초 한 몸으로 지음 받았으니 어느 한 편이 무너지면 부부가 함께 무너진다는 사실도 알았기에 아담을 도울 자, 하와를 사탄이 집중 공략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러나 아담도 그 자리에 있었고, 하와가 따주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그가 받아먹었다. 그들이 진정 한 몸으로 지음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분명한 대목이기도 하다.
그 사건 이후에 아담과 하와는 에덴의 동편으로 추방되었고, 결국 사탄 역시 자신이 무너뜨린 인간 세상으로 따라 나와 오늘도 우리 가까이서 우리를 노리고 있다. 사탄이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존재가 되었다. ‘주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들짐승 중에서 가장 간교한’, 그대로의 뱀(창3:1)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꽈리를 틀고 앉아서 시도 때도 없이 괴롭힌다. 사람들이 뱀을 가정의 애완동물로 키우며, 머리에도 목에도 감고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만큼 친숙하게 된 걸 보면서, 정말 사탄이 사람들에게 친숙해지면서 사탄을 숭배하는 종교의 출현도 당연한 현상이라 생각되었다. 사탄을 숭배하는 종교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사탄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탄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나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한 번 쯤은 듣고 깊이 묵상해도 괜찮다. 사탄이 친숙해서가 아니라, 종교가 사람들에게 친숙하기에 누구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 그것이 막대기이든, 돌멩이든 또는 금이나 은을 재료삼아 무엇이든 만들어 세워놓고 신(神)으로 떠받드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사탄을 섬기는 사탄 숭배의 종교의 존재도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하나님은 오직 한 분이시다. 다만 거짓 신, 당연히 복수로서의 신들(gods), 곧 다양한 거짓 신들이 존재할 뿐이다. 금이나 나무나 돌이나 동물이나 곤충까지도 무엇이든 사람들이 섬기는 신을 만들 수 있기에 크고 작은 것 무엇이든 다양한 신들(gods)의 재료가 된다.
영적 존재이신 하나님의 형상을 육안으로 볼 수 없듯이 영적 존재인 사탄도 우리의 육안으로 보이지 않기에 두려움을 나타내서 사탄을 형상화해서 뿔 달린 무서운 모습으로 만들어 사탄을 숭배하는 종교가 실재한다. 물론 사탄주의(satanism)란 이념을 만든 사탄주의자(satanist)도 있다. 이념이 생기면, 그 이념을 이용해서 사탄을 숭배하는 허무맹랑한 사탄의 교회도 생겨난 것이다.
사탄이 하나님 존전에도 제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자신이 꼼꼼히 살펴본 대로 의인이며 부자였던 욥에게 자신의 주특기인 적대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걸 볼 수가 있다. 그를 사탄이라 생각하기 전에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보면 사탄의 실체를 우리 속에서 보다 쉽게 찾을 수가 있다. 괜히 마음속에서 미워하는 사람이 있고, 누구에게나 적대감을 드러내서 그를 망가뜨려야만 만족하는 마음을 가진 자를 때론 내 안에서도, 혹은 우리 주변에서도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