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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275): 하나님의 전쟁(2) -그 성격과 의미-

 

하나님의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

우리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처참하고 지루했던 베트남전쟁도 20년이면 끝이 났는데(11/1/1955-4/30/1975), 에덴에서 첫 사람의 도전으로 시작된 하나님의 전쟁은 아담 이후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다. 세계대전 역시 1, 2, 이렇게 명명할 수 있는데, 하나님과 인간의 전쟁은 무한대로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이보다 무서운 장기간의 전쟁이 어디 또 있겠는가?


하나님의 전쟁은 왜 이렇게 끝이 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전쟁을 위한 전쟁이 아니다. 하나님의 구원과 평화가 다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죽기를 각오한 싸움이고, 하나님의 전쟁은 평화와 구원을 위한 오랜 기다림이다. 하나님의 전쟁을 다른 말로는 심판이라고 부른다. 항상 하나님께서 승리하시기 때문이다. 정말 우울한 소식이지만, 결국 최후의 심판까지는 계속 이어질 싸움이다. 진정한 구원과 평화는 그 때까진 유보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 그 어떤 전쟁이든지 우리가 조급해져선 안 된다. 그 어떤 전쟁은 결국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지금 겪고 있는 바이러스와의 전쟁도 날마다 순간마다 끝나길 바라지만, 또 다른 이름으로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 그러기에 우리는 시간 속에서가 아니라, 영원 가운데서 살아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땅을 바라보면 조급해진다. 그럴 때 하늘을 바라보자. 영원을 바라보자. 물론 인간들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쏘아올린 것들만을 바라보고 더 높이 더 멀리 쏘아 올리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도 기억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게 되는데, 들어가는 시작부터 전쟁이었고, 다음 행군의 시작이 또 전쟁이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서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 요단강의 동서로 6개의 피난처를 마련토록 하신 걸 보면, 앞으로 그 땅에서 벌어질 살인사건을 미리 아시고, 대비토록 하신 것이다. 애매히 목숨을 잃을 사람이 없도록 하신 하나님의 사전 조치셨다. 이스라엘이 다른 이방족속과 전쟁하는 중에도 그들 사이에서 살인이 일어나리라는 통보요 사전 경고였다. 사람들의 전쟁은 결국 사람들의 죽음이고, 그들의 싸움에 응수하시는 하나님의 전쟁도 죽음이지만, 다시 살리시기 위한 죽음이다. 어쩌면 하나님의 전쟁을 보다 정확히 정의하자면, 하나님의 잔디 깎기라고 말하겠다. 1주 만의 한 번이든 2주 만의 한 번이든 잔디는 계속 깎아주어야 잔디로 살아남는다. 길게 자란 풀 그대로 두면 잔디의 생명은 끝난다. 잔디 깎는 기계의 굉음을 들으면 잔디를 모두 쓸어버리는 것 같지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이고, 보다 아름답게 다듬는 정원 손질하기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전쟁의 성격 규정이 아닐까 싶다


에덴에서 벌어진 부부의 나누어짐이 에덴의 동편으로 쫓겨난 후에 그들의 아들 가인과 아벨 사이도 나누어진 채 서로 싸움의 상대가 돼 형 가인이 동생 아벨을 들판으로 불러내 죽였다. 동생을 죽이는 형의 살인행위는 첫 사람의 첫 자손도 하나가 서로 나누어져서 벌어진 일이다


하나의 생명체가 나누어지면 죽는 건 당연하다. 형제간의 피 흘리는 전쟁도 첫 사람 이후 오늘까지 계속되는 고질병이다. 형제가 다 같이 부자가 되고 서로 잘 살게 되더라도 가난으로 생기는 불화보다 훨씬 더 많고 크다. 하나님께선 하나가 아닌 둘, , ... 똑 같은 것을 짓지 않으셨다. 하나하나 각각 다르게 지으셨다. 하나님께서 개체를 각각 다르게 지으셨기에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될 수 있지만, 그 하나가 마치 아담과 하와처럼, 그리고 가인과 아벨처럼 서로 하나임을 부정하고 나누어졌으니 서로 싸울 수밖에 없다. 가족 간, 혹은 형제간에도 하나님의 창조질서에서 어긋나면 반드시 찾아오는 고질병이 곧 싸움이고, 전쟁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부부간이나 형제간이나 단지 개별적인 이해관계의 싸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하나님과의 전쟁이란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창조질서에 어긋난 싸움이기에 하나님의 개입 없이는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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